두 선생님의 선물과 한 학생의 선물

이번 주에 받은 선물에 대한 이야기

by Olive

It isn't the size of the gift that matters, but the size of the heart that gives it.


이번 주에 받은 선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이번 주 동안에 선물을 3가지나 받았다. 몬태나의 두 선생님은 택배를 이용해서 선물을 보내주셨고 나와 같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한 학생은 맛있는 바나나 우유를 선물로 주었다.


# 교수님의 집 만들기 선물


몬태나 대학의 교수님께서 집 만들기 DIY 세트를 보내주셨다. 동생분이 아시아에서 사 온 것이라고 하시며 편지도 함께 보내셨다. 우리 가족에게 참 잘해 주신 교수님. 집으로 초대도 해 주시고 식사도 대접해 주시고, 똘똘이가 차를 좋아하는 것을 아시고는 본인의 트럭으로 드라이브를 시켜주시기도 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설날에 한국 마트에서 장을 봐 온 물건으로 선물을 보내드렸다. 선물이라고 해 봤자 약소한 수준이었다. 한국 마트에서 사 온 라면(진라면, 짜파게티) 몇 봉지, 한국 과자(맛동산, 짱구, 새우깡), 한국 김 한 봉지가 전부였다. 택배비까지 합쳐도 1~2만 원 정도 들었을 뿐이다.


우리 가족은 얼마 전에 교수님이 보낸 선물을 받았다. 미니 우진각집! 조각들을 풀로 붙여서 만들 수 있는 집이었다. 참고로 우진각집이란 네 개의 추녀마루가 동마루에 몰려 붙은 지붕으로 지은 집을 일컫는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지난번 설날 선물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적어서 편지도 함께 보내셨다. 원더풀이라고 해 주시니 쑥스러울 따름이다.


Thank you for the wonderful New Year's food.

똘똘이는 보내주신 선물을 보자마자 난리가 났다. 빨리 풀을 사야 한다며 언제 살 수 있냐, 지금 월마트에 가면 좋겠다, 하면서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저녁이라 내일 사면 좋겠다고 약속을 하고 그 다음날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풀을 사 왔다. 실제 집의 1/100 크기라 완성해 놓고 보니 작디작은 집이었지만 정말 귀여웠다. 문살, 지붕 무늬까지 세심하게 표현한 디테일이 돋보였다. 지금 똘똘이의 최고 보물은 이 우진각집이 되었다. 밥 먹을 때도 옆에 놓고 먹는다.


# 영어 선생님의 책 선물


몬태나 영어 선생님께서는 내게 책을 보내 주셨다. 'Why?' 책 시리즈는 몇 년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 몇 권 사 온 책이다. 멸종 위기 동식물에 대한 책은 없었기에 똘똘이는 아주 신이 났다. 선물을 받은 후 문자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어떻게 이 책이 한국어 책인 것을 알았냐고 물으니,


I immediately recognized that it was in Korean due to your lessons.


생각해 보니, 예전 팬데믹이 있기 전에 선생님께서는 영어 수업시간에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원하는 수강생들은 각 나라에 대한 소개 발표를 해 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은 나 밖에 없었기에 나는 당연히 자청해서 한국을 소개했고,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홍보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소개한 한글을 기억하고 이 책이 한국어 책임을 알았다고 하니 기억력도 참 좋으시다. 정성스레 카드도 써서 주셨다. 글씨도 잘 쓰시고 그림도 잘 그리는 영어 선생님. Pun의 의미까지 친절하게 알려 주셨다. 안 적어주셨더라면 그 뜻을 모를 뻔했다.



# 학생의 바나나 우유 선물


요즘 매주 한 번씩 만나고 있는 미국 대학생이 있다. 나와 같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주에는 한국 엽서가 집에 있어서 3장을 갖다 주었다. 작은 선물임에도 너무 감사하다며 꾸벅 인사를 한 학생. 어제 다시 만났을 때 내게 주는 선물이라며 바나나 우유 6개들이 팩을 넣은 쇼핑백을 주었다.


선생님, 선물이에요. 아들과 같이 드세요.


한 달 전 우연한 기회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미국 대학생 애나를 만났다. 애나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뜨겁다. 대학 4학년인 애나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줄곧 여기에서만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꼭 다른 나라에 가고 싶었는데 작년에 한국 드라마를 처음 접한 이후 한국이 목표가 되었다.


한국 드라마를 시작으로 한국 노래, 동요, 예능까지 모두 보게 되면서 한국어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졌다. 한국어 공부를 스스로 시작한 지는 8개월 정도 되었는데 꽤 잘하는 수준이다. 처음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국어를 가르쳐 주세요. 한국에 가고 싶어요."라고 또박또박 말해서 깜짝 놀랐다.


우리는 그 이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서 만나 같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수업 시작 전에는 플라스틱 마스크를 내 꺼까지 샀다면서 문자를 보내주고, 첫 수업이 끝난 후에는 "잘 부탁드립니다." 문자로 인사도 해 주었다. 생김새, 태어난 곳 모두 미국 그 자체이지만 항상 공손하게 인사하는 애나를 보면서 진짜 한국 학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남이 끝나고 차에 돌아와서 바나나 우유 하나를 먹었다. 바나나 우유가 이렇게 맛있는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학생 준 덕분에 미국에서 처음 먹어본 바나나 우유의 맛은 세상 달콤했다. 한국의 학생들이 그립고 한국의 선생님들이 생각나는 미국 생활이지만, 내게는 또 다른 선생님과 학생이 이곳에 있다.


선물로 마음과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마음을 전하고 행복을 더할 수는 있다.

선물을 보내 주신 선생님 두 분, 선물을 준 학생 덕분에 생각해 본다.

나도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지. 나도 좋은 학생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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