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기획하라

아이디어는 변화이자 미래

by 안혜숙


요즘 기획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느 기업 또는 기관이나 조직, 정부 부처에 기획이란 단어가 없는 부서는 아마 한 곳도 없을 것이다. 기획재정부, 인사기획처, 영업기획, 경영기획 등등. 기획이라는 낱말이 여기저기 붙는다. 기획 상품, 기획기사. 공연기획, 출판기획, 마케팅 기획…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기획이라는 낱말을 검색어로 넣으면 여러 가지 다양하게 기획이 붙은 제목이나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교직에서 전문직으로 전직을 꿈꾼다면 교육전문직 시험에 지원할 수 있는데, 그 시험에 기획서 작성이 있다.


계획보다는 거창하고 전문적인 뉘앙스라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만이 하는 업무 같아 매력 있는 말, 기획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진다. 사전적 의미로 기획은 간단히 어떤 일을 계획하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어라? 기획이 단순히 계획이라는 말이야? 그렇게 평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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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란 무엇일까?

먼저, 나는 기획의 의미를 정보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을 창출하기 위한 지적 작업이라고 설명하련다. 이런 설명을 붙인 이유는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스스로 실험하는 마음으로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을 실행하며 좌충우돌 부딪히고 살았기 때문이다. 기획 초반엔 때때로 성공했고 그 외 대부분은 실패했다.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는 어느 지점이 되자 그때부터 대부분 성공한다. 간혹 실패하는 요인은 기획이 문제가 아니고 사람에 있다.


“와~ 샘, 진짜 대단하세요. 언제 이런 일을 다 하세요?”

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과 다른 게 없다. 그저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해 ‘그것을 어떻게 풀어낼까?’늘 고민하며 움직였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것이 푹 빠질만한 재미있는 일이 되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일하면서 살고자 한다.


둘째, 기획은 어떤 상황을 풀기 위해 그 해결책을 내어놓거나 계획을 수정하는 행동이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이를 구체화하려 전문가를 모은다. 그들과 함께 아이디어의 이미지를 묘사하여 구상을 가다듬고 다시 좁히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러면 초반의 아이디어는 완벽한 기획안으로 만들어진다. 초반에는 각자의 거친 생각을 듣는 브레인스토밍이 중요하나 후반으로 갈수록 생각을 모으고 요약하며 정리하는 게 관건이다. 진짜 알맹이만을 골라 그걸 주워 담는 기획자의 예리한 판단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셋째, 기획은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 변화를 주도하면서 실제로도 변해야 하는 것, 그것이 기획이다. 변화하지 않으려면 굳이 아이디어를 꺼내 생각하고 고민하고, 사람을 모을 필요가 없다. 변화하려니 생각을 하게 되고, 방법을 찾아 사람을 모으고 그 생각과 방법을 실행으로 이끄는 것이다. 기획이 변화를 이끄니 기획으로 미래가 열린다. 개인 진로, 공부, 관계, 논문 작성, 사업, 스타트업, 집필, 프로젝트, 회사 업무 등 모든 분야에 해당이 된다.


혹시 당신이 기획하려는 이유가 남보다 더 잘나기 위해, 남과 다르게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기획의 의미를 남을 뛰어넘거나 그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간혹 있다. 기획은 남과 비교해 이겨야 하는 경쟁이 아니다. 이전의 시대는 포디즘이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물건을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해 다양한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재보다 주어진 단순 반복 작업을 잘 해낼 숙련된 기술자를 인재상으로 바랐던 시대라고 난 해석한다. 그 시대엔 모두가 다수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빨리, 더 많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고 치열한 경쟁 안에 매몰되어 있었다. 개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남다른 행보는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새로운 생각은 별나다고 여겨지거나 엉뚱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이제 포스트 포디즘의 시대이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 늘고 있다. 요즘 ‘1인’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봤을 것이다. 1인 기업, 1인 출판, 1인 미디어, 1인용 게임, 1인용 소파 등 그 분야와 기획 상품이 어마어마하다. 이제는 대량보다는 소량이고, 모두보다 개인의 필요에 관심을 기울여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시대다. 국내의 한 앱만 해도 1년 만에 다운로드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백패커에 따르면 아이디어스의 앱다운로드수는 7월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667만, 앱스토어 338만을 기록했다고 한다. 아이디어스의 전체 이용자 중 50%가 20대, 90%가 여성 고객이었으며, 월간 이용자 수 400만명, 한달 내 재 구매율은 80%에 육박한다고 한다.(출처: 서울경제 2020.08.26.)


20220408_005423_1.png (출처: 서울경제 2020.08.26.)



엉뚱 발랄한 상상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늘 접하던 것과 달리, 신박한 상품은 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전화를 걸려면 꼭 손으로 숫자를 눌러야 해?’
‘선풍기에 날개가 없어도 바람이 시원하게 나올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상식을 뒤엎는 생각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이 ‘호버링 터치’와 ‘날개 없는 선풍기’다. 호버링은 헬리콥터처럼 공중에 떠 있는 상태를 말한다. 호버링 터치란 손이 스마트폰에 닿지 않고 공중에 있는 상태에서 실행 명령을 내리는 기술을 의미한다. 상품에 따라 근접 터치, 플로팅 터치, 에어뷰로도 불리기도 한다. 우리의 생각하는 패턴을 뒤집는 것은 참 어렵다. 하던 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걸려면 손으로 숫자로 터치하려고만 했지,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선풍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날개라고 인식하는 게 대부분 정상이다. 바람을 일으키는 기계의 핵심인 날개가 없으면 어떻게 바람이 생길까? 하지만 상식을 찢어버리고 세상에 나온 두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대박이 났다.


20220408_004239_1.png (출처: 이데일리 경제 2013.10.18.)

비영리 NGO 단체와 광고기획사 Y&R이 공동 개발한 비누 속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숨어있다. 손을 자주 씻을수록 장난감을 더 빨리 얻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손을 씻는 것을 즐긴다. 이 상품의 개발은 저개발 국가 어린이들의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공공의 목적을 위한 아이디어 개발은 “아프면 너만 손해니까 손을 자주 씻어.”라고 아이들에게 윽박지르지 않고도 즐겁고도 자연스레 씻게 만드는 넛지 효과의 좋은 모델이다.


african-person-washing-hands-with-soap-isolated-white.jpg (출처: Freepik)

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서 오히려 믿음과 신뢰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도 있다. 국내 의류회사 칸투칸은 패션산업에서 지속가능성 기준을 새로 세웠다. 옷감의 소재, 옷감이 만들어지는 과정, 소요 비용, 가격 책정 방법, 얼마나 팔려서 실제 이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모두 소비자에게 직접 오픈한다. 또한 의류 제조와 유통과정 혁신으로 가격도 쏙 뺏다. 단순 상품 제공에서 서비스 아이디어 하나만 바꾸어도 변화를 일으키고 그것을 미래를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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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아이디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발하고 엉뚱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기획해 그것을 실행에 옮기느냐 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사람 모두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서 대박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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