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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을 쓰는 작가 Dec 04. 2023

세 번째 자작시 <불혹을 앞두고>

불혹, 여전히 흔들린다

나의 세 번째 자작시의 주제에 대해 심히 고민해 보았다.

만 나이가 적용되어 운 좋게 서른일곱의 삶을 두 해나 살고 있지만, 불혹을 앞둔 시점이라 여러 생각들이 많아진다.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모두 잘 성장을 하고 있는 건지, 나도 엄마로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불혹, 여전히 흔들린다"라는 글귀가 유독 나를 위로하는 밤이다.  

끄적이는 게 마냥 좋아 짝사랑하고 있는 이 글쓰기 여정을 나는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둔 안정적인 직장을 멀리한 채 이대로 가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현실은 경력단절 10년 차.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공공기관 재입사에 눈을 부릅 켜고 노동법 공부를 쉼 없이 한 적도 있었는데, 그 많던 열정은 어디로 갔을까.

그러기엔 너무 현실을 알아버린 걸까. 불혹을 앞둔 상황에서 현실과의 타협인 걸까.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결국 나를 다그치기도 하지만, 긍정적 다그침이다.

더 열심히 살며 배워야 된다고. 뭐든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는 있을 거라고.

여전히 흔들리는 불혹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심정을 대변한 세 번째 자작시를 소개한다.


<불혹을 앞두고>


끄적이는 게 마냥 좋아서

매일 밤 노트북 앞에 앉았네


안정적인 직장을 멀리한 채

이대로 가도 괜찮은 걸까


갈 길이 멀다는 것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지만

미혹되지 않으려

다시

기나긴 꿈을 꾸는 밤


실제로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들을 대변하고 표현하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어쩌면 비겁할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것이 최선이었다. 남들에게 폐 끼치기 싫어서 나의 얘기는 고이고이 묻어두며 살아왔다.

직업상담사, 청소년상담사라는 자격이 내담자의 입장을 들어주는 편에 속하다 보니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어느 순간부터 지인들과의 만남에서도 내 얘기를 쉽게 꺼내지 못하게 되었다.

혼자 속을 끙끙 앓던 시점에 "글쓰기"라는 소중한 친구를 만난 것이다.

에세이에 이어 시도 배우고 있는 요즘. 서른일곱인 나이, 아직 창창하다고 믿고 싶고, 나의 가능성을 스스로 열어두고 싶다. 누가 뭐라든, 그런 말들에 현혹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는 평생 놓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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