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자면 초록은 사랑이야

: 애정이 깃들어 시원하지만 따숩기 때문이지

by Way to

더위가 한창인 베를린은 아침저녁으로 참 청량했다. 지금도 그렇게나 맑으며 서늘할까? 요즈음 이곳도 저녁이면 제법 청량 비슷하지만 거기에 수분을 더한 느낌이랄까. 이젠 여름 일기를 쓰기 민망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 바짝 다가옴을 온몸으로 느낀다.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베를린의 여름을 또 나 혼자만 읽고 간직해야지.. 아참 그러기엔 일기장의 내년의 여름부터는 기록된 베를린은 없는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흘렀구나.


나의 지난 3년을 되뇌며 나 참 기특하고 열심히 살아왔다며, 약했지만 주저앉지 않은 나를 다독인다. 지나온 시간들은 분명 수많은 초록색들이 나를 따뜻하게 지켜주어 가능했을 것. 꼭 갚아야 할 것들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그들에게도 나의 초록을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기저에 있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은 아마도 이젠 살만해졌다는 걸까? 적응이 된 걸까? 항상 모든 건 끝날 때가 다 되어서야 익숙하고 할 만한 것도 꼭 무슨 법칙 같기도 나에 대한 묵시 같기도 어쩌면 착각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베를린 생활이 끝나가던 저 시절은 나의 착각에서 형성된 그리움일까. 꼭 찾아낼 이유도 없지만 이토록 그리운 이유를 알고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달라진 건 장소뿐이 없는데, 저 때의 여유로움 속에서 담뿍 느꼈던 지지와 애정이 그리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