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한 꼬집) 상처 없는 악몽
연극부 활동이 시작되고 양오빠가 된 선배는 나와 친해질 수단으로 영화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입학 전, 극장에서 본 것이라고는 중3 때. 이모가 사춘기가 된 외사촌 형제들을 데리고 극장에 가서 보여줬던 <춘향뎐>.
15세 관람가였던 그 영화 중반에 얼굴이 살짝 붉어질 정도로 약간의 야한 장면이 들어가 있어 얼굴 살짝(많이 말고 아주 살짝) 붉히며 봤던 기억이 있다. 내가 극장에서 봤던 영화는 그게 다였다.
연극부 활동을 시작하면서 양오빠인 선배와 한 달에 한 번씩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엽기적인 그녀,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두사부일체 등등. 그러고 보니 2001년 당시 명작이 많이 개봉됐었다. 명작이 많이 탄생된 그 해, 나는 운 좋게 양오빠 덕에 극장에서 영화를 참 많이 볼 수 있었다.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영화만큼 좋았던 게 팝콘이었다.
영화 보며 먹던 팝콘과 콜라가 어쩜 그리 맛이 있던지. 나는 영화를 보러 간 게 아니라 팝콘 세트를 먹으러 영화관 가는 걸 즐겼을 수도 있다.
그렇게 2학기가 시작되고, 양오빠 선배와의 영화관 데이트도 지속되고 있었다. 어느 날, 영화관 가기 위해 집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선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미니야, 내 친한 친구 있는데, 그 친구랑 오늘 영화 같이 봐도 되나?’
사람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던 나는 흔쾌히 ‘어 괜찮다’라고 답변했다.
남포동.
극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남자 두 명이 내게 걸어온다. 선배 옆으로 얼굴 하얗고, 키 크고, 쫌 잘생긴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남자 하나가 같이 걸어왔다.
“인사해라. 여긴 내 친구 000, 여긴 연극부 후배 미니.”
“(꾸벅) 안녕하세요”
“어 안녕”
그렇게 그날은 셋이서 영화를 봤다.
솔직히 얼마 전, 친구들과 진행했던 소개팅에서 한 번 연애에 대한 환상이 깨졌던 터라, 얼굴 잘생긴 남자라도 크게 관심이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온 후 헤어지며 선배가 말했다.
“이렇게 둘이 안면도 텼으니깐 학교에서 만나면 서로 인사하고 지내라.”
기대하고 고대하던 학교 점심시간이 또 돌아왔다.
종 치기 1분 전, 어느 때와 다름없이 책상다리 바깥으로 발을 꺼내 달달달,
종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딩동댕동’
“수고하셨습니다.”
쌤께 인사하는 동시에 일어나 뒷문을 열어제끼고 식당으로 쏜살같이 뛰어 내려갔다. 앗싸, 또 앞잡이다. 근데 너무 일찍 내려왔나 보다. 아직 배식반이 한참 준비 중이다. 음식이 아직 다 나오지도 않았다. 배식판과 수저를 손에 쥐고 솔솔 풍기는 맛있는 반찬 냄새를 마음껏 즐기며 기다렸다. 드디어 배식 준비가 끝났다. 앞쪽에 밥을 먼저 퍼는 친구들의 배식판을 보며, 오늘은 어떤 맛난 음식이 나왔는지 힐끔힐끔 쳐다보며 내 배식판에 양껏 채워 넣었다. 맛난 반찬들로 채워 넣고, 밥도 퍼고, 국을 퍼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어라? 국 배식 담당이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다. 양오빠랑 극장에서 영화 같이 봤던 그 선배다.
반가운 얼굴을,
이 기분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냄새와 함께 만나니 반가움이 배가 됐다.
기분 좋게 그 선배의 어깨를 툭툭 치고 인사했다.
“(허리까지 구부리고 웃으며) 안녕하세요.”
나를 뒤돌아 쳐다보던 그 선배가
아주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이더니 주방으로 들어갔다.
‘헐… 뭐야? 저 반응은?’
상당히 기분 나빴다.
분명 양오빠 선배가 “학교에서 서로 만나면 인사하고 지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지켰을 뿐이다.
근데 뭐야? 저 기분 나쁜 반응은?
기분이 얼마나 나빴는가. 그날 밥이 맛있는 줄도 모른 채 배에 채워 넣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가라앉은 기분이 좀처럼 업되지 않았다.
욕실에 들어갔다.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벗고 수화기 물을 틀었다.
‘띵동’
문자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샤워기 물을 잠깐 끄고 문자를 확인했다.
‘내 00이(양오빠 이름)랑 영화 같이 본 사람인데, 혹시 기억하나? 오늘 점심때 일 너무 미안해서 00 이한테 연락처 물어보고 문자 했다. 연락해도 괜찮을까?’
‘뭐지? 이 문자는?’ 읽어보고 또 읽어봤다.
‘아 오늘 점심일 자기도 미안하긴 했구나.’
그러나 이해되지 않았던 건, 그 사람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는 안도감보다,
말도 안 되게, 가슴을 뚫고 나올 듯 미친 듯이 뛰고 있는 내 심장이었다.
‘심장이 왜 이렇게 미친 듯이 뛰지?’
내 심장이 왜 이렇게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첫 짝사랑은 시작되었다.
1학년 9반, 우리 반 학우들은 친해도 너무 친했다.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교외에서도 자주 모임을 가지고 만났다. 자주 만나고 어울리는 만큼 서로에게 비밀도 없었다. 우리 반은 상당히 이쁘고 잘생긴 아이들이 많았다. 반 내에 누가 잘생겼나, 누구한테 관심 있나, 인기투표도 하고, 누가 누굴 좋아하는지도 다 공유했다. 자연스레 내가 짝사랑하는 상대가 누구인지도 친구들이 알게 됐다. 나의 첫 짝사랑은 생각보다 뜨끈했다. 그 선배가 우리 교실 지나갈 때마다 여친구들이 “미니야 지나간다.”라며 알려줬다.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반이 제일 꼭대기 층인데 왜 우리 반 앞을 지나갔는지 모르겠네. 아무튼 그 선배가 지나간다고 친구들이 알려줄 때마다 나는 교실 밖을 나가 우리 교실 바로 앞에 있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그 선배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한때 러브장이라는 게 유행했다. 다이어리 수첩에 그림과 일기, 편지 등을 써서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고백하거나 남자 친구에게 선물을 주는 문화였다. 친구들 따라 나도 다이어리 하나를 사서 그 사람을 위한 러브장을 만들었다. 실제 나의 글씨는 악필에 가까웠다. 그 러브장을 이쁘게 완성시키기 위해 글씨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러브장이 완성되어 가는 만큼 내 글씨체도 악필을 벗어났다.
드디어 러브장을 완성했다. 친구들도 알고 있었다. 오늘 내가 그 러브장을 전해줄 것이라는 것을.
러브장을 준다는 건, ‘사귀자’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가슴이 너무 설레었다. 이걸 어떻게 줘야 하지? 설레는 가슴을 안고 책상 서랍에 고이 모셔놓고 있었다.
“미니야, 지나간다 지나간다.”
친구가 먼저 알아보고는 내게 알려줬다. 이때다 싶어 얼른 앞문으로 나갔다.
계단 밑을 내려가려고 하는 선배에게 “선배”라며 불렀다. 그 선배가 내려가다 말고 나를 쳐다봤다.
“선배 이거…”
아주 수줍게 전해주고는 교실로 얼른 들어왔다.
살짝 당황하며 받아 들면서 “어… 고마워” 하던 선배 얼굴을 봤다. 너무 쑥스러워 러브장만 얼른 전해주고 교실로 들어온 터라 그 뒤 반응은 모르겠다. 그렇게 무사히 나의 고백은 끝났다. 그러나 “사귀자”라고 정식으로 고백을 하지 않아서였을까. 그 선배의 답장을 꽤나 오랫동안 받지 못한 채 나의 짝사랑의 기간도 길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밸런타인데이가 돌아왔다.
마트에 들어가 그 선배에게 전해 줄 초콜릿을 골랐다. 아직 답장을 받진 않았지만, 그저 내 마음이 담긴 초콜릿을 전해주게 된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밸런타인데이, 학교에서 마주친 선배에게 초콜릿을 전해주었다.
그 선배는 받은 초콜릿이 많았다. 그 선배는 잘생긴 얼굴만큼 교내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한 때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그 선배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1학년,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무섭게 생긴 다른 반 여자애가 나를 찾아와 잠깐 복도로 나와라고 했다. 영문도 모른 채 나갔다.
“나 그 선배랑 조만간 사귈 거니까, 니 마음 접어라. 알았나?”
너무 무서워서 “어… 그럴게”하고 들어왔다. 그러나 내가 왜?. 나는 마음을 접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보다 짝사랑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던 터였다. 나에게 초콜릿을 받아간 이후에도 그 선배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렇게 얼마 후, 수학여행이 있었다.
이번 수학여행은 제주도를 간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나와 동고동락을 했던 뇌전증 덕에 수학여행의 추억이 없었던 나는 이번 수학여행이 너무 기대됐다. 그것도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너무 기대됐지만 기대를 충족해 줄 만한 옷이 없었다. 연극부 동기가 옷을 빌려준다고 했다. 친구의 집으로 갔다. 친구의 옷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나에게 친구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미니야… 실은 나 니한테 할 말이 있다.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 진짜 많이 했는데, 도무지 이거는 아닌 것 같아서… 이야기해 줘야 될 것 같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예측이 안됐지만, 궁금했다.
“어 뭔데? 얘기해봐 봐.”
“실은 있잖아, 000. 니가 좋아하는 그 선배랑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더라. 얼마 전에 000가 니한테 먹어라고 준 그 초콜릿. 실제로 니가 그 선배한테 준 초콜릿이다.”
헐… 충격이다. 그냥 충격이 아니라 너무나도 큰 충격이다.
얼마 전, 그 친구가 “미니야 이거 먹어봐. 맛있다.”하며 나에게 준 초콜릿을 직접 까서 입에 넣어준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친구가 준 초콜릿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었다. 근데 그 초콜릿이 오래도록 짝사랑하던 선배에게 내가 준 초콜릿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두 사람은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내가 그 선배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동기들 중에서는 아무도 모르지 않았다. 그 친구도 뻔히 알고 있었다. 내가 준 초콜릿이 그 친구에게 갔다는 사실이 첫 번째 충격이었고, 그 초콜릿을 이 친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입에 넣어줬다는 사실이 두 번째 충격이었다.
‘그 초콜릿을 내 입에 넣어주면서 속으로 얼마나 비웃었을까.’
나의 양오빠와도 친했던 그 친구는 손예진 홍은희 닮은 친구처럼 이쁘장한 외모는 아니지만, 노래를 가수 뺨치게 잘 부르던 친구였다. 노래방에 가면 항상 남자들이 노래 선곡을 하며 노래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이쁜 목소리를 지녔었다. 내 양오빠와 양오빠 절친인 그 선배와 노래방을 갔던 모양이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졌다고 한다.
나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 친구의 고민은 상당히 오래된 고민이었다.
“더 이상 미니 속이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하자.” 그렇게도 이야기했지만,
“나중에 내가 직접 이야기할게.” 하고는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한다.
내가 준 초콜릿을 받고 그걸 나의 입에 아무렇지도 않게 넣어주는 걸 보고는 더 이상은 안 되겠다 결심했다고 했다. 진짜 충격이다. 참을 수 없었다.
그냥 자기도 짝사랑했다고 한다면 원래 인기 많은 선배라 그러려니 할 텐데, 그 친구는 그냥 짝사랑한 게 아닌 듯 보였다. 그냥 내 짝사랑을 뒤에서 비웃으며 즐긴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화가 뼈속부터 치밀어 올랐다.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그 친구를 찾아갔다. 어떻게 니가 이럴 수 있냐며 엄청 퍼부어댔다. 당황한 그 친구는 내 앞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너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렀다. 그래도 용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꼴도 보기 싫었다. 더 이상 그 친구를 친구처럼 대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안 동기들도 그 친구를 더이상 친구로 상대하지 않았다. 동기들도 그 친구의 행동에 실망이 컸던 모양이었다. 내 편이 되어주었다. 홀로 외톨이가 된 그 친구가 안되어 보이긴 했지만, 내 편이 되어주던 동기들이 그저 고마웠다.
수학여행.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북적북적. 우리 학년 고등학생으로 공항이 가득 찼다. 이리저리 친한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인사했다. 내가 절교를 선언한 친구와 같은 반에 있었던 친구를 찾아가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나와 그 사건이 있었던 친구가 보이질 않았다.
“000는? 아직 안 왔나?”
“어, 아직 안온 것 같더라.”
뭐, 오든 말든 내 알바 아니었다.
잠시 후, 반 별로 모여라 하셨다. 반 별로 모였다.
아, 근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수학여행이었는데, 그 친구가 이 씬나는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안온 게 자꾸 마음이 걸렸다. 아무래도 내가 중딩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던 게 생각났었나 보다. 계속 기다려도 그 친구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안 오기로 마음먹은 게 확실해 보였다. 그 이유가 나 때문인 것 같았다.
‘나와 싸운 그 일만 없었어도 지금 여기 있었겠지?’
핸드폰을 꺼내 그 친구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친구 엄마가 받으셨다.
“저, 00 친구 민희인데요. 수학여행에 00가 안 보여서요. 혹시 지금 집에 있나요?”
“어. 미니가. 아이고, 전화 줘서 진짜 고맙데이. 미니야 진짜 고마워. 잠깐만 바꿔주게.”
딸내미가 왜 수학여행 안 간다고 했는지, 나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니는 알고 계시는 눈치셨다. 나에게 전화줘서 고맙다며 연신 인사하시던 엄니가 친구를 바꿔줬다. 아주 기운 빠진 목소리의 친구가 수화기를 건네받았다.
“여보세요.”
“니 수학여행 안 올 끼가? 왜 내 때매?”
“아니… 그냥 몸이 좀 안 좋아서…”
“나는 니가 내때매 안 오는 줄 알고… .”
“(울먹이며) 아니다. 그런 거 아니다. 미니야, 진짜 미안하다. 내가 진짜 니한테 할 말이 없다. 글고 일케 전화 줘서 진짜 고맙다.”
고맙다 말하던 친구가 울기 시작했다. 울다 눈물을 닦아내 듯 다시 말을 이어갔다.
“미니 니때매 안 간 거 아니니깐 신경 쓰지 말고 수학여행 재밌게 잘 놀다 온나. 다녀와서 우리 보자.”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이 친구가 오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었지만, 어찌 됐든 목소리 들으니 안심이 좀 됐다.
그렇게 재미진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수학여행을 기분 좋게 보내고 돌아왔다.
공항에서 했던 그 전화 한 통화. 그 통화가 결국 자연스레 친구와의 화해의 통화가 된 셈이었다. 그리고 나의 첫 짝사랑도 끝이 났다.
사랑보다 우정을 선택했다.
사랑, 우정. 둘 다 버릴 수 있었는데, 수학여행이 우정을 선택하게 만들어 주었다.
학교에서 진행됐던 축제에서 타로카드를 봤다.
타로카드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짝사랑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음에 안도하며 나왔다.
그 안도감과 동시에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은 본인이 교내에서 인기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학교에서 만나 인사했던 무뚝뚝한 그 인사도, 다른 여학우들을 인식해서였던 게 분명하다.
굳이 올 필요 없었던 5층까지 자주 돌아다닌 것도 인기를 인식해서이지 않았을까. 내가 준 초콜릿을 나와 제일 친한 친구에게 준 사실도 인성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 사람이 나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겠지만, 혹여나 사귀었다손 치더라도 사귀는 내내 잘생긴 미모와 인기로 늘 불안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가슴 아픈 상처이지만, 그 친구 덕에 그만 하이 끝나게 되어 무척 다행이었다.
그렇게 미운 정이 쌓인 이 친구와는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나의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고,
나의 첫사랑은, 상처 없는 악몽으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