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뇨 저, 연금술사.
주인공인 양치기 산티아고의 꿈의 여정이다.
처음 인문학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다시 읽으니 조금 더 명확하게 나에게 한 문장 한 문장이 말을 건다.
산티아고는 평범한 듯하지만 스스로를 깨쳐 ‘자아신화’를 찾아가는 비범한 사람이다.
여러 종류의 평범한 사람들이 나온다. 스스로의 꿈을 잊어버리고 사는 팝콘장수, 꿈이 있지만 이루고 나면 공허함의 두려움에 실천을 하지 못하는 크리스탈 사장님, 자신의 꿈을 찾는 여정을 하는 연금술사. 자신은 모르지만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낙타몰이꾼.
꿈을 위해 나아가는 것은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다시 시도하느냐 포기하느냐이다.
"자아신화"
나는 지금 나의 자아신화를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자아신화를 위해서 나아가기를 원하지만 뚜렷한 목표는 정하지 못했다. 모호하다. 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나올 것임을 안다.
목표가 없어 보이지만 없지 않다는 말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 같다.
선생님이 처음에 목표를 정하지 못한 나에게 루틴을 권유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모호함이나 애매함이 바로 가고 있는 증거라는 말도 이해가 된다.
하다 보면 뚜렷한 나의 것이 주어질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그냥 하는 것이었다.
그냥 하는 이유도 모른 채 그냥 하고 있었지만 이제 알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꿈이 있었다. 크면서 팝콘장수처럼 꿈을 잊어버렸고, 크리스탈 주인처럼 포기를 하는 삶을 살았다. 지금은 산티아고의 삶처럼 좌충우돌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가다가도 고민을 하고 또 다짐을 한다.
산티아고는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면서 그리움을 참으려고 했다.
너무 공감된다. 이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드는 순간도 있었다. 성장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 같고, 앞도 안 보이는 것 같은 마음이 너무너무 드는 순간이 찾아왔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매일 하는 것을 하면서 참았다. 다시 돌아가는 순간 편안함과 달콤함이 있겠지만 그것도 한순간이고, 끈기를 다하지 못한 것에 후회와 반성이 분명히 따라올 것임을 알기에...
내가 사명으로 잡은 것은 '깨달음'이다. 지금은 공부를 해서 하나씩 깨달아가는 것이 좋다. 내가 사명을 깨달음으로 잡은 것도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무언가의 연결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던 것도 같다.
어쩌면 그는 지금 모든 사람들의 현재와 과거를 알게 하는 우주의 언어를 배우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이 문장이 나를 가슴 뛰게 만든다. 나도 지금 우주의 언어를 배우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또 당장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이 느낌이 든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예감, 어머니가 자주 입에 올리던 말이었다. 그는 ‘예감’이라는 것이 삶의 보편적인 흐름 가운데, 그러니까 세상 사람들의 모든 이야기들 속에 그럴 수밖에 없는 어떤 방식으로 펼쳐져 있는 것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천지의 모든 일이 이미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마크툽.”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 주인을 회상하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쓰여있었다면 쓰인 대로 살아간다면 삶을 개척하고 노력하는 것은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나도 모르게 그 꿈이 나를 선택을 한 것이다. 나는 그 꿈을 위해 그냥 매일 열심히 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바늘구멍 없이 그냥 해나가면 된다.
나의 확신이 이끄는 방향대로 가면 된다.
자기 확신이 나에게는 필요하다. 아니 매일매일 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확신을 증명을 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제일 끈기를 가지고 한 일은 학창 시절을 빼면 직장을 다녔을 때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경제적인 활동인 생존에 관한 것이기에 끈기 있게 할 수 있었고, 지금 현재 주부로서는 나의 아이들을 키우는 일을 제일 끈기 있게 하는 일이다. 그렇게 보면 둘 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었다.
나의 꿈을 향한 모든 일들도 내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 직장을 다닐 때나 아이를 키울 때는 확실한 방법들이 보였다. 내게 보이는 것 중에서 제일 최선의 것을 선택했었다. 그렇지만 내 꿈은 꿈을 이루는 방법을 모르기에 나는 매번 붙잡은 꿈을 놓기 바빴던 것이다. 팝콘장수나 크리스탈 가게 주인처럼 아예 꿈을 잊어버리고 살거나 아니면 두려워서 그것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팝콘장수는 꿈을 잊어버린 것조차도 모른다.
산티아고가 그에 대해 말을 하려다 하지 않는 장면. 자기가 스스로 깨달은 것도 아니고 남이 "당신은 꿈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라는 말은 충격 그 자체일 것 같다. 알게 된 순간부터 지옥을 맛볼 수도..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꿈에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옥죄어 방황과 번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에 만족하고 우선순위를 모른 채 그냥 살아왔다.
지금 공부를 시작하고 나는 나를 정확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또 안갯속을 걷지만 또 해낼 것임을 안다.
그렇게 조금씩 나에 대한 확신들을 하나씩 쌓아 정말 그냥 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내 안에 신성이 있음을 내가 소우주라는 것을...
자꾸자꾸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