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빠르게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다.
딸아이가 다가와 말을 한다.
"엄마 요즘 엄마 저녁에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아."
"응?? 무슨 말이야?"
"으~응~ 엄마가 아침에 기분이 좋다고~!"
"엉~??"
말인즉슨, 아침에 엄마가 기분이 좋아서인지 입에 맞는 맛있는 것을 많이 해준다는거다. 그 말에 아이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새벽독서 전 아침은 아이들과 별차이 없이 같이 일어나 준비시키고 나가게 하려면 아침밥은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 거르지는 않았지만 전날 남은 밑반찬들로 차리거나 아님 제일 호불호가 없는 김과 계란이었다.
요즘은 아침에 밥과 반찬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 저녁형 인간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면서 그것으로 행동이 많이 바뀌고 있다 생각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 생각이 변했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이도 엄마가 좋은 쪽으로 변해서 좋았던 것이다.
아직도 내 눈에는 고쳐야 할 점이 많은 엄마지만 아이는 엄마의 변화가 몸소 느껴지니 그렇게 예쁘게 말을 해주는 것 같다. 새벽독서랑 이것 저것하면서 아예 집안 살림에 손놓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이가 그렇게 말해주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즉석에서 딸아이랑 춤을 한판 추고 한바탕 낄낄거리며 웃었다.
아이 덕분에 또 하나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전에는 내가 힘들다는 핑계로 아이도 안 보였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요즘 아이가 보인다.
엄마를 보고 있다. 아니 느끼고 있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엄마가 바뀌는 것을 몸소 하나씩 느끼는 것은 바로 옆에 딱 붙어있는 아이일 것이다.
무심코 했던 행동들을 다시 점검을 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
새벽에 행동 습관이 운을 끌고 다닌다고 읽은 부분을 나눔을 해주셨다.
모든 동작은 자기 속을 내보인다. 파르살리아의 전투에서 명령하고 지휘하는데 드러내 보였던 카이사르의 심령은 그가 한가롭게 연애하던 솜씨에도 드러난다. 말을 알아보려면 경마장에서 다룰 때뿐만 아니라 천천히 걸어갈 때와 마구간에서 쉴 때에 보아서도 판단된다. (중략)
심령은 자기 영역에서 여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물의 외적 소질을 가지고 변명을 삼지 말 일이다. 그것을 설명하는 일은 우리가 할 일이다. 우리의 행, 불행은 오로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신에게 바치는 제물과 축원을 우리 자신에게 바치자. 운에게 바칠 일이다. 반대로 우리의 행동 습관이 운을 뒤에 끌고 다니며 운을 자기들 형태로 박아 낸다.(주1)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또 아이들에게 마땅히 해야 할 일도 있다. 나의 모든 생각들이 행동으로 드러나고, 그렇게 그것이 습관이 된다.
올바른 습관을 하나씩 들이면 운도 자연스럽게 내 뒤를 따르겠지.
다음에 이 글귀를 만나면 무서워 소름이 돋는 대신 당당히 내 뒤에 운이 따라오는 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주1> 몽테뉴,나는무엇을 아는가, 몽테뉴, 동서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