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석-
마음이 이리저리 널뛴다.
내 문제라면 이제 웬만해서는 혼자 생각하고 정리한다.
근데 관계는 여전히 힘들다. 내 인식에서 상대를 보는 것인지 아님 정말 사실을 보고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건지 아리송할 때가 많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상대가 나를 설득한다. 그걸 알면서도 또 설득을 당한다.
내 뜻을 펼쳐보지만 이미 넘어간 후다.
책을 읽으려는 이유도 아마 이것이 한 몫한 것 같다. 삶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
넘어가지 않고 꼿꼿하게 내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디서나 딱 서 있는 원칙은 있지만 원칙보다 실생활에 가까운 것은 규칙들이다.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실생활에는 규칙들이 지배한다. 원칙들은 그 규칙들 밑바탕에 깔려 흡수되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원칙이 있기에 규칙이 바로 설 수 있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그 탑의 밑바닥을 공고히 다져야 한다.
그 다져진 바닥에서 초석이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