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
쓰고 싶은 글의 한 문장이 떠올랐는데
밥만 안쳐놓고 온다는 것이 아이들을 깨우고 돌아와 책상에 앉은 순간.
‘아~!! 날아가버렸구나.’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다.
‘한 문장이라도 적어놓고 갈걸~ ’ 후회가 된다.
시계를 보는데 아이들을 챙길 마지막 보루라 생각했던 시간을 넘겨버려 놀라 일어난 것이 화근이었다. 벌떡 일어나는 순간 '이거 안 써놓으면 잊어버리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밥을 하러 주방까지 몇 걸음을 걸으면서 ‘이번에는 잊지 않고 꼭 생각이 날 거야.’하지만 잊어버리지 않을 거라는 작은 확신의 확률에 마음이 동했다. 그래서 쓰지 않았다. 그 순간에도 나는 선택을 했다.
이제껏 내 기억을 믿고 흘려보냈던 글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말았다.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몇 줄 쓰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닌데 왜 그런 걸까?
글을 쓰는 건 별것이 아닌데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 어떤 사건을 시간 나열로 쓰는 것이 아니고 내 느낌을 쓰는 것이라 더 어렵게 느껴졌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다.
그래서 빨리 밥만 안치고 와야지 했지만 아이들까지 깨우면서 다 날아가버렸다.
지금 막 피어나기 시작한 생각은 잠깐이라도 생각을 하고 연약한 뿌리라도 내려놔야 한다. 그런 후에 밥을 하면서도 머리로는 생각이 가능하다.
아직 머릿속에 갓 피어난 생각을 가지고 주방에서 손과 머리가 따로 놀지는 못한다.
뻔히 예측되지만 엉뚱한 믿음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것은 자기 신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이었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모든 인간이 마찬가지요.
하지만 실수했을 때, 한번 잘못에 빠졌어도 치유책을 찾고 고집부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생각 없고 운 없는 사람이 아니오.
그대도 알다시피, 자만은 어리석다는 평을 빚질 뿐이오.(주1)
생각은 순간 잡지 않으면 날아간다는 걸 한번 하고 알았던 것을 계속 잊어버릴 만하면 한다.
생각 없고 운 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좀 더 주의 깊게 행동해야 될 듯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100% 실천한다면 자만이라는 단어는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나면 바로 쓰는 걸로~
*답답함을 없애고자 글로 써봤지만 사라진 생각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주1> 안티고네, 소포클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