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무엇을 하는 것에서 오롯이 혼자 해나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나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뭔가에 흥미가 생겨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항상 학원을 먼저 알아봤다.
매번 이번에는 끝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고 다짐을 하면서 같은 방법을 사용했던 나는 바보였다.
가만히 주변을 돌아봤다. 나와는 다른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독학으로 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같이 일본 만화에 흥미를 느껴 독학한 친구는 웬만한 일본어는 다 섭렵하였고 나는 하다가 중도 포기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 나는 학원으로 지인은 집에서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보여줬는데 정말 아이들이 사용하는 그 크레파스인지 정말 놀랍기만 했다.
조용히 실력을 쌓아간다.
그러다 정말 보여줘야 하는 순간 팡 터트린다.
그래서 무섭다.
더더욱 무한 신뢰가 간다.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처음 시작은 오롯이 스스로가 다짐을 하며 하는 것이었지만 학원을 다니면서 그 주체가 학원이 되고 나는 객체가 되었다. 학원에서 시키는 공부를 하고 숙제를 하면 끝이다. 더 이상의 공부를 하지 않았다. 물론 학원을 다니면서 주체성을 잃지 않고 제대로 다니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는 전자였다. 딱 학원에서 하라고 한 것까지만 아니면 그 이하로 못하는 날도 점점 늘었다. 그렇게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흥미를 잃어갔다. 그렇게 포기의 길로 접어들었다.
주체적인 사람은 학원을 다니든, 독학을 하든, 일단 자신을 절제하는 것부터 한다.
스스로 절제를 하며 체화될 때까지 자신을 의심한다.
같이 흥미를 느끼고 시작을 했어도 한 명은 지속적으로 하고 한 명은 나가떨어진다.
나는 그것이 스스로 자신을 가두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에게는 아주 작은 일도 대단해 보이는 법이다. 이런 작은 일들로 큰 용기를 얻었으니 내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큰 일이었다.(주1)
일본어를 마스터하지 못한 것도, 그림을 꾸준히 그리지 못한 것도 또 다른 어떤 것들도 중도 포기한 나는 끝까지 제대로 해내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일처럼 보였다. 모든 하고자 하는 기회들을 등지고 한참을 돌고 돌아 지금 책 읽기에 빠져있다. 한 단계씩 스텝을 밟아가고 있어 스스로에게 신뢰가 쌓인다.
책이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실천이 안 되는 것 같다.
내가 그냥 제자리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돌아보면 해온 기간 동안 성장을 한 것이 보인다.
한 번의 일을 제대로 해본 결과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을 경우 큰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절제에서 잠재력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
주1>프랭클린자서전, 벤저민 프랭클린,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