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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재 이진주 Dec 05. 2024

VIVID DREAM IS REALIZATION

(생생하게 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나는 항상 고집스럽고 융통성 없게 L*주유소에서만 기름을 넣는다. 시내보다는  출입을 많이 하는 도시 나들목 도로변에는 서로 다른 브랜드의 주유소들이 바짝바짝 붙어있기도 하다.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것도 아닌데 습관처럼 L*주유소만 찾아간다. L주유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포인트를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남다른 서비스가 좋아서 그런 것도 아닌데 유난히도 L*주유소를 찾는다. 십 수년을 특정브랜드만 찾아서 기름을 넣지만 단 한 번도 포인트를 이용해 본 적이 없었다. 별로 관심도 없어서다. 어쩌다 포인트가 쌓여있나 영수증을 살펴보면 변함이 없다. 쌓이는 만큼 소실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무한정 쌓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발생한 포인트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서 사용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자동으로 소멸되어 버린다. 계속해서 쌓인다면 한 번에 필요한 것을 구입한다던지 기름을 한 번 넣는다든지 했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면 항상 그 정도 적립되어 늘어나지 않는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사용하기가 참 어렵다. 어느 날 같은 브랜드의 주유소에서 포인트 카드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 물론 이 포인트도 한 번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생각지도 않았던 우편물이 도작했다. 도서 한 권이었다. L*포인트로 신청된 도서였다. 선물처럼 반갑기도 했지만 책 제목이 “꿈꾸는 다락방”이었다. 그 책갈피에는 주유하고 발생하는 포인트를 유익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었다. 나는 기름을 넣을 때마다 생기는 1회의 응모권을 이용해 그달의 도서를 추첨하는 응모권이 생기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달에 세 번을 넣으면 세 번의 응모권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이 응모권으로 영화를 신청할 수도 있고 캠핑카 렌트도 신청할 수가 있었다. 물론 당첨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제법 재미가 있었다. 어쩌다 가끔 한 번씩 포인트를 관리하는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응모권 숫자대로 주로 그달의 베스트도서 응모에 사용하고 기다려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대체로 90%가 꽝이다. 나는 추첨하는 응모에는 정말 운이 없다. 학교 다닐 때 소풍 가면 보물 찾기나 신규 개장하는 마트, 때론 백화점이나 특별브랜드에서 실시하는 경품행사, 시에서 실시하는 건강 걷기 대회나 마라톤대회 등 각종 행사에서 실시하는 여러 가지 경품 추첨에 한 번도 당첨되어본 기억이 없다. 유난히도 그런 운은 없나 보다. 얼마 전에는 정말 오랜만에 아파트를 옮기고 싶어서 마침 분양하는 인기아파트 분양신청에도 신청해 보았지만 여전히 “꽝”이다. 참 이상하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나 후배들, 직원들은 잘도 당첨되고 P를 받고 팔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땐 괜스레 속이 상하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평소 잘 지내는 선배가 사진을 한 장 카톡으로 보냈다. 면민의 날 행사에서 추첨을 통해 송아지 한 마리를 탔다고 자랑하는 것이다. 복권도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행운이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부럽기가 그지없다. 이런 중에도 포인트 몰에서는 응모하면 가끔 당첨이 된다. 영화표도 몇 번이나 받았고 추천 도서도 가끔 당첨이 된다. 그래서 받은 도서가 몇 권이나 된다. 이렇게 받은 책은 반드시 정독을 하게 된다. 기분 좋게도 행운으로 받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처음 받은 책이 “꿈꾸는 다락방”이다.     

 “꿈꾸는 다락방”을 읽고 나는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꿈을 꾸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그중에 내 가슴에 각인시킨 한 줄의 감동은 vivid dream realization이다. “생생하게 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이다. 나는 어느 날 뒤돌아보니 vivid dream realization 전도사가 되어있었다. 나의 직무상 여러 사업장을 관장하는데 매월 한 번씩 각 사업장을 방문하여 직원들을 대면하고 강의를 하게 되면 스스로 흥분되어 vivid dream realization을 설파하게 되었다. 사실은 나도 체험하지 못했지만 내 가슴속에는 꿈꾸는 다락방에서 같이 꿈을 꾸며 “뜻밖의 행운”을 누리고 싶었던 간절함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직원들은 내 강의를 듣고 자기도 미래를 위한 꿈을 꾸는 계기가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오곤 했다. 이런 인사를 받을 때 나에게는 하나의 꿈의 실현이기도 했다. 

 R=VD라는 공식.  realization=vivid dream  발음을 적어보자면 리얼리제이션=비비드 드림이다. 책 읽는 내내 열거된 “생생하게 꿈꾸면 반드시 꿈이 이루어진다.”라는 이 공식은 처음에는 솔직히 나와는 관계가 거의 없는 공식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이가 들면서 꿈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는 이제 지난날 젊었을 적의 한 때 꾸던 백일몽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책장을 열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천천히 정독하면서 나는 그 고정관념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무엇인가 내 가슴속에 작동하지 않았던 용기 같은 것이 꿈틀거리고, 식어있던 꿈을 돌이키게 하는 전율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를 마쳤을 때에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 조그마한 책 한 권이 나에게 그 잃었던 ‘꿈’이라는 것을 되찾아주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꿈이 간절하면 그 꿈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행동으로 이어지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단순하면서도 위대한 법칙, 꿈꾸는 다락방의 모토는 그것이다. 물론 무조건 꿈을 꾸기만 하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아주 간절하게 소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을 통하여 자신의 내부에 엄청난 행동 에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일도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과연 그동안 vivid dream realization 하는 습관이 얼마나 있었는가?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나는 얼마나 꿈을 꾸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았다. 그냥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려고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꿈을 가진다는 것은 역시 나에게는 생소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희망은 잠자고 있지 않은 인간의 꿈이고, 꿈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에게만 선물로 주어진다고 했다.      

지금 새삼 이 나이에 앞으로의 인생이 바뀔만한 원대한 꿈을 갖는다는 것보다는 살아갈수록 알 수 없는 인생의 무게를 실감할 때 무엇인가 생각이 바뀌어야겠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하다 

무의미했던 일상에다 굳이 이 공식을 접목시켜 보자면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말고 한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시간들을 내가 서있는 위치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를 신뢰하고 나를 기다려주는 이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잠자고 있던 생각들을 깨어나게 해 준 책이 이 책이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싶다. 나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꿈은 물거품이고 공수표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부터라도 생생하게 꿈을 꾸어보려고 한다. 다음과 같은 10가지 목표를 세우고 생생하게 꿈을 꾸어보기로 한다. 너무 거창하지도 않지만 소소한 행복을 위한 나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별일 아닐 것 같은 특정브랜드 주유소 기름 넣다가 작은 경험을 통해 네 인생의 행복한 꿈을 꾸게 된 것은 나에게는 커다란 행운이라 생각한다. “뜻밖의 행운(serendipity)” 말이다.     

소소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한 10가지 꿈을 나열해 본다. 

① 적당한 운동과 힐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 

② 부드러우면서 따뜻한 사람이 되어 항상 겸손하게 살아간다.

③ 즐거운 일터에서 일하며 행복한 웃음을 나누며 살아간다.

④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이층 테라스가 있는 집이면 더 좋다.

⑤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본다.

⑥ 명상과 독서, 창작 작품을 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확보한다. 

⑦ 나눌 수 있는 넉넉한 마음과 섬김의 본을 실천한다.

⑧ 매주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인간관계를 넓혀간다.

⑨ 한 달에 한 번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교 모임을 갖는다.

⑩ 일 년에 한 번 이상 헌신적인 자선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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