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박성민 Feb 08. 2024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마음은 종이 한 장 차이-수능을 마친 불안한 자녀를 대하는 마음

누가 그랬던가! 살면서 인간의 ‘00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첫째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온갖 정성을 다하여 키우지만 자녀를 처음 키우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마치 실험용 쥐처럼 양육의 시행착오를 겪는다. 

큰아이가 수시에 낙방하고 정시 발표를 기다리던 중에

불안감이 고조된 아이는 어떤 격려와 기대의 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폭발하고 말았다.

전기가 아닌 후기 학력교사에 합격했던 세대인 엄마의 조언은 

현재의 입시 조건도 같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시기에 

자기 살기 바빴던 엄마의 공자왈 맹자왈은 마음으로 다가오는 대화가 아니었기에

그간 쌓였던 불만까지 쏟아져 나왔다.     


부랴부랴 아이의 언어 폭탄을 피해 덩달아 흥분한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집 밖으로 피난을 나왔다. 위로랍시고 내가 던진 말들은 모범생으로 성장한 큰아이의 논리적인 반박에 무너져 내렸다. 순간 부모로서 나의 민낯을 직면하고 부정하는 마음에 내가 이런 소리를 들으려고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키웠나 싶어 좌절했다. 나름 서로 열심히 살았는데 수능 시험 하나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대화에 폭발한 나는 집을 벗어나 멀리 운전을 하면 나아질 것 같았다. 그 와중에 혹시 운전을 하다가 화난 마음에 사고가 날까 싶어 마음을 다스려 줄 우리 집 막내 견공을 안고 뛰쳐나왔다. 운전을 하면서도 벌컥 화가 올라와 “내가 지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고 자조 섞인 말을 연신 반복하였다.      


얼마 후 아이가 정시에 합격한 후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집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결국 대학 입시에 합격을 해야 잦아들 일이었다.

그 당시 아이와 맞불을 계속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갈등이 고조되었을 때 그 자리를 피하고 나의 순간적인 충동과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막내를 데리고 마음을 식힌 것은 지나고 생각할수록 잘한 일이었다.      


요즘 매체에 나오는 연00들의 자식 자랑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쉬울 때가 있다.

팔불출이 아니어도 부모는 자식 자랑을 참는 게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갑자기 자녀에게 위기가 오면 입을 닫아버리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인생은 

좋은 일 다음에 나쁜 일

기쁜 일 다음에 속상한 일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인걸.

이미 깨달으셨겠지만 힘든 일 다음에는 꼭 좋은 일이 온다. 그런데 그게 좋은 일인지 또는 좋게 생각하는 건지 꼼꼼히 따져보면, 결국 내 마음에 달려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열심히 일하고 마시는 맥주가 시원하지만, 기분 좋아도 많이 마시다 주사가 심하면 느닷없이 불행이 닥치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늘 겸손하고 신중해야 한다.

한 곳만 바라보다가는 인사이트만이 아니라 아웃사이트를 놓치니까.

늘 잘나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늘 못나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게 인생이다.


첫아이를 키우면서 둘째 아이를 수월하게 키우는 법을 배워간다.

부모됨을 오늘도 그리 알아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생각하는 장애이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