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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1

by 라이프 위버

그리운 사람 1



텅빈 여학생 기숙사
선배와 나는 남아서
방한칸을 같이 쓰고 있었다
어느 추운 겨울밤
선배는 리어카에서 귀한 땅콩을 사왔다
작아서 대추씨 같았던 땅콩
그렇게 선배는 내게 땅콩을 소개했고
그밤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선배는 대학원 1년차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다

대학원 졸업후 선배는 수녀가 되었다
몇년 후 면회를 갔을 때
나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동안의 그리움때문이었는지
지적이고 도덕적이고 사려깊은
멘토를 잃은 서러움이었는지

이제 땅콩을 흔히 먹고 있지만
그 겨울밤의 땅콩처럼
못생긴 것도 맛있는 것도 없다
올 겨울에는 땅콩을 사들고

오랜만에 선배를 만나러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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