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쉬는 날이라 오랜 만에 강화 석모도를 다녀 왔습니다. 이곳은 우리가 평소 힐링 코스로 이용하던 곳이라 아주 익숙하게 다니는 곳입니다. 아내가 그동안 병원 일이 바뻐서 외출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오랫만에 소풍 가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간단하게 김밥과 음료수들을 챙겨서 오후 1시경 집을 나섰습니다. 운정 쪽 제 2 자유로로 진입하는 도로를 10여분 정도 가다 보면 일산 대교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김일산 대교를 지나서 강화 쪽 방향으로 4-5킬로 정도 가다 보면 초지 대교로 갈 수 있는 고속 도로 톨게이트가 나옵니다. 이곳을 통과해서 또 몇 킬로 가서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면 비로소 초지대교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강화로 들어가는 차들은 별로 없고, 강화에서 빠져 나오는 도로들이 많습니다. 보통 토요일일에 강화로 들어가서 팬션에서 1박을 보내면서 놀다가 이 시간 쯤에 나오는 차량들이지요.
외포항의 바다와 배들. 차안에서 찍다 보니 사이드 미러가 보인다.
아이마르 카페
맥프로로 작업하다.
외포 갯벌 위에서 먹이를 찾던 백로
석모도의 카페에서 찍은 사진
석모도에서 약간 빗겨서 찍은 사진
외포에서 찍은 바다와 섬
외포의 갯벌에서 본 백로
석모도에서 바라본 섬의 풍경
줌으로 땡기지 않은 상태에서 본 섬과 바다 풍경
멀리 산이 보이는 풍경
아직 바깥 날씨는 여름이 아쉬운지 내일 모레 처서를 앞두고도 후덥지근 합니다. 그래도 초지 대교를 넘을 때는 창문을 여니까 바다 바람도 있어서 그런지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듭니다. 서해에는 썰물 때 바다물이 빠져 나가면 갯벌이 일품입니다. 우리는 그냥 눈으로만 확인하면서 대교를 넘었습니다. 대교를 지난 다음 왼쪽으로 가면 동막 쪽으로 이어지는 해안 도로가 나오고 오른 쪽으로 가면 강화 시내로 이어지는 해안 도록가 있습니다. 우리는 전등사 방향으로 직진을 한 다음 그곳에서 강화 외포 쪽을 향해 갑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강화의 주변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강화는 한반도의 단전이라고 할만큼 지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섬이지요. 지금은 강화 대교도 있고, 초지 대교도 있어서 차로 접근하기도 쉬워서 주말이면 서울 쪽에서 차량들이 많이 넘어 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그런 차량들이 밀리는 것을 피해 갑니다.
외포항에 도착하니까 장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아내는 이곳에서 할머니들이 널어 놓고 파는 농산물들을 이것 저것 구입합니다. 그 사이 나는 갈매기와 백로가 노는 서해 갯벌 그 뒤에 아름답게 보이는 바다와 섬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너무나 많이 보아서 아주 익숙한 곳이지만 그래도 볼 때 마다 아름다운 모습들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마침 햇살도 화창해서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나 좋습니다. 아내가 농산물을 사들고 오자 우리는 석모도로 향했습니다. 석모대교가 생긴 뒤로는 석모도에 접근하기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갔는데, 지금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되니까 달리 섬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 대교는 다른 현수교와 달리 단순하게 만들어져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이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가면 옛날 배가 드나들 때의 선착장이 있습니다. 다리가 만들어지고 난 뒤로는 거의 이용객들이 없어서 개점 휴업 상태나 다름이 없어 졌지요. 강화에서 나오는 농산물이나 특판물을 파는 가게가 몇 군데 있어서 가끔 들러 그것들을 사기도 합니다. 반대로 오른 쪽 보문사 방향으로 가다 보면 해안 도로를 지나게 됩니다. 이 해안도로가 지난 몇 년 동안 많이 변했습니다.
해안 도로에는 바다 전경이 좋은 호텔과 레스트랑 카페들이 여러개 세워져 있습니다. 과거에 이 석모도에 올 때는 해안 도로를 지나 보문사 방향으로 고개를 넘어갈 때 전망 좋은 카페가 있어서 그곳에서 쉬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보문사를 방문하기도 하고, 계속 직진하다가 민머루 해수욕장에 가서 차 세워 놓고 백사장에서 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부터 그곳 호텔 1층에 좋은 카페들이 생긴 후로는 그곳에서 쉬기도 하고 가져간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 어제도 아이마르 카페에서 거진 4시간 동안 글을 썼습니다. 책을 읽는 것과 달리 글을 쓰는 작업은 이렇게 카페에서 하는 것이 훨씬 집중력도 높아서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요즘 내가 맥프로의 메모 프로그램으로 글을 쓰는 재미를 붙였는데 거짓말 안 보태고 4시간 가까이 글만 썼습니다. 물론 사이 사이 커피도 들고, 사진도 찍고 했지만 주로 글을 쓰는 일에 집중을 했지요. 아내도 병원에서 가져온 서류들을 가지고 서류 작업을 많이 하고 중간 중간 독일의 딸과 통화도 했습니다.
6시가 훨씬 자나서 차를 빼가지고 저녁 식사를 할만한 식당을 찾는데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문을 연곳이 별로 없더군요. 그러다가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지나쳐서 석모대교 쪽으로 가다 보니까 왼편에 동태탕을 하는 식당이 있더군요. 못 보던 곳이었는데 아마도 우리가 오지 못한 사이 새로 개업을 한 것 같습니다. 아담한 크기의 실내도 깨끗하고 동태탕이나 기타 음식점 메뉴들이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우리는 동태탕을 맵지 않게 해달라고 하고 주문을 했는데 아주 맛이 있더군요. 저녁을 가격 부담 없이 아주 잘 먹었습니다. 주인에게 언제 오픈했냐고 물어 보니까 몇 개월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석모도에 올 때 종종 들러야 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다음 어둑한 밤도로를 통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가는 도로는 차들이 거의 없어서 비교적 빠르게 한 시간 반 만에 파주의 아파트에 도착을 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기분 전환에 좋은 외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