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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철 Jul 26. 2024

자동차 동호회

어제 밤에 강원도 영주에서 고속도로를 통해 달리는데 갑자기 자동차 스크린에 '차량정비시점 점검요망'이란 메시지가 뜨는 것이다. 분명 열흘 전에 차를 다 점검을 하고 엔진 오일도 갈았는데 점검 요망이라니 당연히 놀랠 수 밖에 없다. 급히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QM 5 카페에 현재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메시지와 사진을 올려 놓았다. 시간이 이미 저녁 9시를 넘긴 상태라 달리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었다. 그런데 금방 게시판에 도움을 주는 여러가지 글이 올라오고, 어떤 분은 비슷한 증상을 해결한 내용을 링크까지 시켜 준다. 스크린에 뜬 내용은 '에러 코드'가 아니라 일종의 '코드 에러'인 것이다. 이 차는 엔진 오일을 갈고 나면 향후 1만 킬로 후 정검 요망이라는 세팅을 해놓아야 한다. 이번의 코드 에러는 이런 세팅을 안 해 놓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 하고, 정상적으로 운행을 해도 괜찮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처음 20킬로를 비상등 켜고 정속 운행을 해보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정비 메시지가 다소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별 문제 없이 무사히 새벽에 귀가를 했다. 위에 언급한 자동차 카페는 불특정 다수인의 동호회이기는 하지만 이런 정보나 조언을 전국 각지의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잘 해 주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나도 종종 자동차에 대해 문의 사항을 올려 놓고 답을 구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톡톡히 도움을 받았다. 생각해보라. 야간 고속 주행 중에 저런 코드 에러를 받고 놀래지 않을 사람이 어딨겠는가? 일종의 집단 지성이자 익명의 연대가 대단하다. 이런 커뮤니티가 새로운 공동체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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