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장 아름다운 문턱에서
태양은 머리 위에 머물러 있고
푸른 잎사귀는 여전히 노래하지만
문득 스친 바람의 온도에
마음이 가볍게 흔들린다
아지랑이 남은 길 위,
열기의 그림자가 희미해진 오후
잠자리 떼 춤추는 하늘에
낯선 고요가 번져간다
초록 사이로 일어나는 노란빛,
들꽃의 다정한 숨결 아래
풀벌레 울음 더욱 또렷해져
멀리서 가을이 부른다
여름의 온기와 가을의 설렘,
하나의 경계 위에서 마주 서며
계절의 숨소리가 가장 깊게 들린다
사라진 빛이 새로운 빛을 품는 사이
지난날에 고개를 숙이고
아직 오지 않은 풍성함을 기다린다
삶의 가장 아름다운 문턱에서.
"사라진 빛이 새로운 빛을 품는다"
by《아무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biroso나.
계절의 문턱은 늘 고요하게 찾아옵니다.
떠난 것과 다가올 것이 한 자리에 스칠 때,
비로소 덧없음과 소중함을 함께 배웁니다.
그 경계는 늘 스쳐 가지만
그 자리에 잠시 머무를 때
가장 선명하게 삶의 온도를 느낍니다.
《아무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는 스쳐간 하루의 틈에서 피어난 문장들을 눌러 담은 기록입니다.
#계절의문턱 #숨결의시#여름의끝가을의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