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여름의 숨결을 기억하다
여름의 숨결을 기억하다
햇빛이
도로 위를 녹이고 있었다.
아스팔트 위
빛이 출렁였다.
그 위를 걷는 발바닥이
조금씩 무거워졌다.
매미 소리가
벽처럼 둘러싸고,
그 안에서
시간은 멈춘 듯 늘어졌다.
바람조차
햇빛에 데워져
숨을 쉬어도
뜨거움이 목을 감쌌다.
나는
그늘을 찾지 않았다.
오늘의 열기를
그대로 기억해두고 싶었다.
언젠가
이 뜨거움마저
그리워질 날이 올 테니까.
언젠가 이 순간도 따뜻한 기억이 되겠지.
"뜨거웠던 하루는 사라지지 않았다.
마음 어딘가에 빛처럼 남아 있었다."
by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biroso나.
마음은 늘 조용히 피어납니다.
9월의 바람에 여름이 스칩니다.
막바지 무더위조차 그리운 날이 오겠지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장면에 머무셨나요?
《아무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는 스쳐간 하루의 틈에서 피어난 문장들을 눌러 담은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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