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바꾼 산후풍
초산맘이라면 한 번쯤 정주행 했을 드라마
[산후조리원].
거기서 보면 날이 춥지도 않은데
조리원은 늘 훈훈하고,
엄마들은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에
꼭꼭 싸매고 다닌다.
나는 평소에 열이 많아서 그 장면이 내내 걱정됐다.
‘진짜 저렇게까지 싸매야 해?’
그런데 막상 조리원에 들어가 보니—
웬걸?
10월 말인데 전혀 덥지 않다. 오히려 서늘한걸?
그 이유를 곧 알게 됐다.
신생아는 몸에 열을 품고 태어난다.
특히 우리 아이는 소문난 “태열 베이비”.
신생아에게 적절한 실내 온도는 22~24도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11월이면 추워질 거라 생각해서
긴팔 배냇슈트만 잔뜩 준비해 뒀고,
조리원 퇴소 후 집에 온
산후도우미 이모님은 칠순에 가까운 분이었다.
그분의 육아 철학은
“딸이라 더 따뜻하게”
“아이들은 춥게 하면 큰일 나”
결과적으로, 우리 아이는
긴팔에 속싸개, 보일러는 26도.
그리고 2주 차 신생아 얼굴엔
빨갛게 번진 태열 여드름 + 진물까지.
물론 모든 이모님이 그렇진 않다.
하지만 아직도 초산맘에게
자신의 방식만이 정답이라 강조하는 분들이 많다.
“이건 사두세요” “이건 무조건 쓰세요” 같은 조언까지…
결국 나는
한여름 민소매 매쉬슈트를 쿠팡으로 급히 주문하고,
4일 만에 이모님과 작별했다.
그리고 시작된
태열과의 전쟁.
보일러는 20도까지 낮추고
나는 온몸을 껴입고 이불속으로.
아이는 민소매 매쉬 배냇에
천기저귀만 살짝 덮거나
기저귀+스와들업 조합으로 지냈다.
수시로 고보습 크림을 듬뿍 발라주고,
진물은 가제수건으로 조심조심 닦아주었다.
며칠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백옥 같은 피부로 돌아온 우리 아이.
그렇게 나는
2022년 겨울을 시베리아에서 살아냈다.
너의 그 우윳빛깔 피부는
엄마의 산후풍에서 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