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가 될까?
이별 후의 아픔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여자친구와의 이별 후,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렇게 준비하던 토익 시험도, JLPT 시험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차게 불합격을 받아버렸고, 그 후에도 여전히 무기력함과 공허함, 우울함, 쓸쓸함을 겪으며 지내왔다. '이별한 게 뭐 대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첫 이별이었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실되게 사랑을 해보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주었으니까. 그런 존재가 내 옆에 없어져 버렸으니 그 빈자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게 되었고, 누구보다 의지하며 지냈던 사람이 사라지니 기둥이 사라진 나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3주 간의 잠수
어떻게든 아무렇지 않게 지내기 위해 노력을 해보지만, 3년 넘게 활동 중인 디스코드 그룹에는 아직도 전 연인이 남아 있었기에,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전 연인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아파왔고, 신경이 쓰였기에, 아무렇지 않게 지내려 노력을 해봐도 개뿔 전혀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모든 사람들과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수를 진행했다. 너무 아팠고, 너무 견디기 힘들었기에 혼자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수를 타면서, 정말 히키코모리 마냥 지내며 되지도 않는 책 읽기, 영어 공부, 구직활동이나 하면서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잠수 후 얻은 것은 ZERO, 오히려 MINUS
혼자 지내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약을 먹으면서 쉬다 보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던 건 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혼자 지내면서 더욱이 아픔을 느꼈고, 더욱이 생각이 났고, 더욱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갑작스레 연락을 끊고 혼자 지내니 당연히 주변 친구들은 걱정의 연락과 문자가 왔었고, 그거에 대해선 지금 생각을 해도 너무나도 고맙고 감동적이었지만, 잠수를 탈 적의 나는 그런 연락을 가볍게 무시할 뿐이었다.
아무런 소식 없이 3주 동안 연락이 되지 않으니 친구들의 걱정은 당연히 커져만 갔고, 더 이상의 큰 걱정을 만들기 싫어 3주의 잠수를 끝을 내고,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하지만, 나의 행동으로 인해 나는 오늘 몇 없는 고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을 잃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말없이 연락을 끊고 사라진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컸던 건, 잠수를 풀고 제일 먼저 연락을 취했던 곳이 3년 넘게 활동했던 디스코드 사람들이었다. 물론 학교 친구들에게 연락을 안 취한 건 아니지만, 3주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아 온갖 걱정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었는데, 돌아오자마자 먼저 우선시했던 건 학교 친구들이 아닌 디스코드 사람들이었으니, 실망감이 컸을 것이다.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차례차례 사과의 문자를 돌렸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미 끝났겠지. 내 유일한 중, 고등학교 친구들을 내 발로 시원하게 차버린 것이다. 혼자 지내면서 나는 더 많이 망가지고, 무너진 것 같았다. 나는 참 구제불능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아직도 모르겠다. 유일하게 몇 없던 학교 친구들도 잃고, 연인과 이별도 하고, 매일 저녁마다 하느님께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드렸던 게 무색할 정도로 안 좋은 일들만 마구 쏟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미래의 있을 행복을 위한 액땜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하면서 지내보려고 한다. 500점 밖에 되지 않는 토익 점수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집중이 1도 되지 않는 현재의 정신상태를 어떻게든 부여잡아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고,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어디든 들어가서 일을 하여 돈을 벌기 위한 구직 활동도 꾸준히 하고, 내 주변에 남은 사람들 만이라도 실수하지 않고, 잃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먼저 챙기며 신경을 써야겠다. 잘할 수 있겠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