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 지는 건, 낯설던 걸 반복하는 일이었다.

by 막창국밥먹고싶다

버스에서 내리던 그 순간부터

모든 풍경이 너와 함께 했던 장면들로 덮여 있었다.


고향에 돌아와 발을 디딘 그곳은

그저 익숙한 동네가 아니라,

너와 함께 걷고 웃고 울던 공간이었다.


버스가 멈추지도 않았는데,

창밖으로 나를 찾던 너의 눈동자가

무척 귀여워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그 장면이

자꾸만 마음속에 재생된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공간이기도 해서일까.

그 장면들이 따뜻하기보다,

이상하게도 요즘은 슬프게 다가온다.


많은 추억을 가진 공간이지만

많은 슬픔도 함께 머물러 있는 공간이다.


우리가 흘렸던 눈물만큼

그 길 곳곳에 감정이 고여 있다.


모든 풍경이 그대로인데,

그 안에 너만 없다는 사실이 더 선명해졌다.


익숙한 곳인데 낯설고,

편해야 할 곳인데 자꾸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 앞도,

우리가 웃던 그 골목도,

그냥 지나쳐보기로.


처음엔 마음을 무너뜨렸지만,

한 걸음, 두 걸음 지나고 나면

그 길이 조금은 달라 보이기도 했다.


익숙해지는 건

결국 익숙하지 않던 것들을 반복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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