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간하고 운이 좋게 바로 저자 강연 섭외가 들어왔다. 2주 뒤 강연이 가능하냐는 연락이었다. 수락하고 감사를 표하며 전화를 끊었다. 바로 출판사에 연락해서 강연 섭외가 들어왔으니, 책과 관련된 이벤트를 구상해 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사이 나는 사인을 만들었다.
어린이집 교사였을 때도 느꼈지만 내가 누군가의 앞에 서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도 말이다. 내 책의 주제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완벽주의 성향을 발휘하여 아주 꼼꼼하게 대본을 쓰고 외우며 실전 연습을 부지런히 했다.
강연록과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자 어느새 2주란 시간이 흘렀다. 코앞으로 다가온 강연에 나는 긴장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강연 당일. 강연장은 감사하게도 예술의 전당이다. 강연장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의 손에 내 책이 한 권씩 들려 있었다.
강연을 시작하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쏠리는 걸 느꼈다. 그때 나는 떨리기보다는 오히려 더 신이 나서 말을 조금 빠르게 했던 것 같다. 그걸 알아채고 재빨리 원래의 속도로 돌아와서 사람들이 듣기에는 별 차이 없었을 거다. 강연이 진행될수록 사람들의 집중도는 더 높아지고 나는 모든 분에게 눈을 맞추며 이야기했다.
강연을 마치고 사인회를 진행했다. 사람들이 질서 있게 줄을 서고 나는 미리 마련된 책상에 앉아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을 맞추고 사인과 문구를 쓰며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냥 사인만 받아 간 분들도 많았지만 내게 책에 대한 긍정적인 감상, 소감을 말하는 분들이 더러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특히 이 책을 읽고 공감이 되고 치유가 된 기분이 들었다면서 오히려 내게 이렇게 좋은 책을 써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첫 강연부터 매우 만족스러웠고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또다시 강연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하며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전화가 울린다. 강연 일정이 어떻게 되냐는 섭외 전화였다. 날짜 조율을 하며 바로 강연을 하게 될 기회를 얻어서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