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1

by 서완석

혼자 쓴 줄 알았다.

내 글인 줄 알았다.


"뒷부분에 '수아'를 '수연'으로 표기한 게 있네요"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어학원 대표 정흠이가 말했다.

"오자 3군데 발견!!"

전 판사 상근이가 말했다.

"'수연' 씨는 누군가요?"

"영화관에서 처음 손잡은 사람들 많을 걸요?"

전 검사 성필이가 말했다

"'수아' 씨, '수연' 씨 양다리 아니시죠?"

현 변호사 성필이가 또 말했다.

"양다리라 정치하면 안 되겠네"

여자관계가 복잡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원팔이가 말했다.


내가 처음 써보는 소설 '오목교'에서

'중앙극장'에서 '수아''영석'이 손을 잡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실수로 두 군데서 '수아'를 '수연'으로 잘못 썼다.

그리고 '토니 마네'를 '토네 모네로'로 잘못 썼다.


"오목교에서 '대전역'은 그 때나 지금이나 '서대전역'이네

경부선은 '대전역', 호남선은 '서대전역'"

"'익산역''이리역'"

세무사 진이가 말했다.

"열차 '비둘기호'가 생각나는데"

한의사 우순이가 말했다.


"'수아' 아프지 않게 해라, '정선생' 하고 '곰소댁'도 잘 살도록 해라"

치과의사 창용이가 말했다.


내 소설 '오목교'에서 나는 '서대전역'이라 해야 할 것을 '대전역'이라 잘못 썼고,

현재의 '익산역'은 1978년에 '이리역'이었다.

보통완행열차라는 이름은 1963년에 '비둘기호'라는 공식명칭으로 바뀌었다.


같이 쓰는 글이었다.

내 글이 아니었다.

내 눈에는 안 보인다.

남의 눈에는 잘 보인다.


내가 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창용이가 쓰고 있다.


오늘 밤, 나는

창용이가 술 사준다고 꼬셔도

넘어가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목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