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시인들이 본다면 그저 헛웃음이나 치겠지만
이것은 육십여 년간 차마 뱉지 못한 말들이
제풀에 못 이겨 터져 나온 비명이다.
길을 걷다가, 혹은 새벽녘 눈을 뜨다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짐승처럼 울컥거리는 것
처절하게 아픈 사람과 나무와 짐승이 보여서
그들의 통증이 고스란히 내 몸으로 옮겨와서
무어라 말하고 싶은데 목구멍이 자꾸만 잠긴다.
내 목줄을 죄고 있는 자들의 눈치를 보며
담벼락 뒤에 숨어 간신히 내뱉고는 좌우를 살피는 말들.
그들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비웃겠지만
누군가는 그 행간에서 잠시 숨을 고를지도 모른다.
아니다, 사실은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다.
오직 모르는 사람, 그들만 모를 뿐이다.
난 오늘도 간절하게 시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