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진눈깨비

by 서완석

종일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도 없이 집을 나선 나는
어디쯤에서 길을 잃고 있을까.
저녁 불빛 켜지는 남의 집 창가에
허기진 그림자처럼 서성이고 있을까.


밤이 깊어도 진눈깨비는 멎지 않는다.
내 안의 문고리는 안으로만 잠겨 있어
돌아올 길 없는 나를
끝내 마중 나가지 못한다.


따뜻한 국 한 그릇 내어주지 못하고
두터운 옷 한 자락 입혀 보내지 못한 채
차가운 창유리에 이마를 대고
대답 없는 내 이름을 불러본다.


사랑한다는 말은
입 안에서 서성이다 진눈깨비가 되어 흩어진다.
나는 나를 단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한 채
그냥 이 모양으로 산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그러나 나에게 닿지 못하는 내 사랑이 너무 시려서,
오늘도 나는 나를 문밖에 내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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