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11

by 서완석


어떤 분이 내 글을 읽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안 가본 사람은 모른다/거친 황야의 소솔함이 살갗을 헤집듯 아프다는 걸/그리고 지나서야 그 쓰라림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음을/누구에게 전하랴?/등을 따스한 구들에 대고/창을 통해 청량한 바람 실어 나르는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에게/쓰려봐야 그 맛이 더 날 것이랴 이야기할까?/ 지나서야 알게 되는 이 맛을/결국은 혼자만의 가슴에 묻고자 때론 시로, 간혹 소설로, 그리고 수필로 저장하는 습관은/지나서야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의 창고인 것을/공부를 잘했어야/별것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아니 누구의 시입니까 기가 막힙니다"

"시로 보여요? 그냥 푸념인 것을"

"시죠, 제가 이 시를 이용해 몇 마디 덧붙여 써도 됩니까"

"시답지 않아서"

"아닙니다. 소진광 부총장님이 작자임을 밝힐게요"

"나이 들면 모두 시인이고, 산전수전 겪으면 죄다 소설가이고, 조금이라도 철이 들면 몽땅 수필가이더군요"

"맞습니다. 그럼 제가 좀 쓰겠습니다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하지 마세요"

"저작권은 작가의 권한이지 저 같은 무지렁이가 주장할 것은 아니지요"

"감사합니다"


내 글은 나이 들어서, 산전수전 겪어서, 조금이라도

철이 들어서 아무라도 쓸 수 있는 글이다

또 눈물이 찔끔 나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쓰기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