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only live once, but...

내가 프렌즈에 빠지게 된 이유 - 시즌1 Ep21

by 말랑작가

우리나라에도 한때 욜로(YOLO)란 개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You only live once.라는 뜻인데, 우리의

삶은 한 번 뿐이니 현재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기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유행이 우리나라에서는 인생 한 번 뿐이니 "아끼지 마~!", "참지 마~!" 이런 식으로 흘러갔다.

지금에 와서야 수면 위로 올라온 이야기이지만, 그때 당시에 진짜로 욜로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모은 돈이 없어 통장이

텅장이 됐다는 게 기정 사실화 됐다.


나는 욜로의 삶을 살기보다는 늘 아끼며 살아가는 편이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비슷한 말을 듣는다. "휴가 때 여행 가요?", "연휴 때 뭐 하세요?" 등등 말이다. 이제는 정말 인사치레처럼 오고 가는 멘트이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휴가에는 뭔가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하며 알차게 보내야만 후회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외여행은 마치 1년에 한 번 정도는 가줘야 하고, 명품백은 한 개쯤은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 삶의 하루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정말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들로 가득 채우면서 사는 것이 좋을까? 이런 물음에 해답을 주는 프렌즈 속 에피소드가 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모니카가 욜로의 삶을 보여준다. 사실 모니카는 착실하게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돈을 벌고 자신에게 맞는 소비를 하고 저축도 하는 그런 캐릭터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신용카드를 도난당했다. 다행히 도난신고 후에 그 돈은 되찾게 되었지만, 모니카는 자신의 카드를 훔친 여자의 거래내역을 보게 된다. 카드내역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탭댄스 학원, 뮤지컬 관람 등등 모니카도 평소에 관람하고 싶었던 것들이나 경험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카드 지출 내역 속에 가득했다. 이를 보고 모니카는 자신도 충분히 살 수 있었던 삶인데 그것도 모르고 자신은 망설이느라 아무것도 못하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모니카는 이름을 모나나로 바꿔 카드도둑이 자신의 이름으로 수강하고 있는 탭댄스 학원에 방문한다. 그곳에서 실제로 카드 도둑인 가짜 모니카를 만나게 된다. 녀는 삶을 정말 재미있는 사건 사고로 가득 채워 살아가는 놀라운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게 된 계기가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를 본 이후부터였다는데 (실제론 굉장히 명작이지만) 가짜 모니카는 그 영화가 너무나 재미없었고, 그때 흘려보낸 2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닫게 뒤로 삶의 모든 순간을 다양한 경험으로 가득 채워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모니카의 카드까지 훔치게 된 것이었겠지만 말이다.


모니카는 이 이야기를 듣고 비록 자신의 카드를 훔친 사람이지만 실로 그녀의 가치관과 삶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빠져들어 며칠간 함께 미국 대사관에도 쳐들어가보고 뮤지컬 오디션도 보러 가는 등 자신이 안 하던 것들을 도전해 보며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역동적인 삶에 취해버린다. 그러던 중 카드회사에서 범인을 체포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렇게 모니카는 감옥에 수감된 가짜 모니카를 면회하러 가서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Monica : 오랜만이에요 모니카

Thief : 오랜만이에요. 그런데, 내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Monica : 사실은 내가 모니카예요

Thief : 이건 진짜 예상 못한 전개인데요,,,!

Monica : 근데 정말 내가 신고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줘요

Thief : 고마워요

Monica : 아니에요 내가 고맙죠. 당신 덕분에 뮤지컬 오디션에서 노래도 불러봤잖아요. 그런데 당신이 이렇게 되다니.. 난 이제 혼자 어떡하죠? 누구랑 대사관도 쳐들어가보고 서커스도 보러 가죠?

Thief : 모니카 난 오늘 여기서 20여 명 사람 앞에서 오줌을 눴는데 당신은 지금 서커스 누구랑 보러 갈지가

걱정이에요?

Monica : 걱정이 아니라 궁금해서요..

Thief :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요 모니카. 다시 옛날처럼 살아요 그게 당신 다운 거니까.

Monica : 꼭 그럴 필요 있는 건 아니잖아요

Thief : 꼭 그래야 해요


위처럼 감옥에 수감된 가짜 모니카를 만나고 온 모니카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새로운 것과 의미 있는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그녀를 떠올리며 계속해서 탭 댄스 수업을 듣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끝이 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 같은가? 모든 돈을 써버리고 사고 싶은 것들 다 사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도 다 해볼 텐가? 아니면 모든 욕구는 다 참아가면서 재미없는 것만 하고 살 텐가?

프렌즈를 통해 깨달은 바로써는 둘 다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억지로 현재의 모든 순간순간을 기억에 남을만한 사건들로 가득 채우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지금 살아가는 것처럼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옳다. 다만, 나의

현재를 기억하게 해 줄 만한 의미 있는 경험 하나쯤은 꼭 가지도록 하자.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후회 없고, 미래에 100년을 더 살아도 무너지지 않는 나다운 삶을 살아내야 하니 말이다.

keyword
이전 04화잭과 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