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우 Apr 17. 2023

작업실 통신9

작가노트

17년 만에 새로운 주제(네모와 친구들)로 진행된 4번째 개인전이 이제 2주쯤 남았다.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성한 ‘작업 노트’를 아래에 옮겨 놓았고 조금 더 풀어서 자세히 설명해 보았다.

전시장-하안도서관 열린전시장 4월27일까지


“동그라미, 네모, 세모, 별꼴, 해골 등은 고래로부터 여러 상징과 의미로 사용되어왔고 현재에 와서는 더욱 다양하고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때로는 세상을 이루는 기본 원소 및 요소로 보이고 그 밖에 시대 흐름이나 정서적 운용에 따라 다양한 감정의 상징으로 보인다.작업의 처음, 사각형의 의미나 상징은 독재, 지배, 어둠을 내포하는 억압, 구속, 갇힘, 닫힘, 답답함 등 부정의 의미를 띠었으나현재에 이르러는 원의 완전함, 영원에 이르고 네모로의 땅, 공간 및 균형 잡힌 조화, 그리고 그 안에 인간성을 지닌 세모, 모두 화합하여 살아가는 결말을 지향하고 있다.”

80F  HERO2302  146cmx117cm  acrylic on canvas  어깨동무


1. 화면에 떠도는 사각형

 내가 평면의 회화에 사각형 모양을 처음 집어넣어 그리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전 일이다.

고교 졸업 직후에 수채화로 많은 연습 작을 그릴 때부터였다.

일테면 4절 또는 3절의 종이에 수채화 물감으로 화실의 공간을 사실적이거나 반 구상, 추상적으로 묘사 표현한 후 화면에 사각형 모양을 마치 떠다니는 듯 흐르는 듯 묘사했었다.

그 표현은 언뜻 공기가 부유하는 듯, 이야기가 떠다니는 듯 작품 위에 마치 감정의 언어가 사각 모양으로 펼쳐있는 듯했다.

당시의 내  현실적 상황이나 주변의 사실들을 돌아보면 그것은 아마도 억눌린 내 몸과 마음, 정신의 어떤 면이 그러한 형태로 분출되어 나타난 것 같다.

 당시의 나의 어둡고 불투명한 미래, 답답한 현실, 주변의 우울한 공기가 강박으로 작용하여 화면 속에 부유하듯 사각형 모양으로 나타난 것 같다.

1980년대 작업 4절 도화지 위에 수채화 물감 4B연필

2. 입체의 사각 기둥과 던져진 사각상자들

 평면에 손으로 그려 나타나던 사각형 모양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 사각 상자를 쌓아 올리거나 바닥에 던져놓는 입체로 변모되어 왔다.

2001년 2월 14일~2월 26일의 첫 개인전의 주제는 “인간 기둥” 이었다.

사각형 입방체에 인간을 그리거나 실크스크린 판화로 찍어 붙인 후 마치 기둥처럼 설치 형, 가변형의 입체로 쌓아 놓았다.

6면의 입체 사각 상자에 물감으로 그리는 작업은 내 작업에서 사각형의 기원이 구속이나 단절, 테두리,  갇힘, 등의 한계상황이나 부정적, 디스토피아적 미래에서 기원 되어 졌고 그 연장선에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 지난 개인전 주제 ‘인간 기둥, 종이 인간’ 의 자세한 의미는 다음기회로 미룹니다.

2001.2002.2006 개인전 포스터

3. 만화 ‘슈퍼네모상자맨’

 몇가지 비주류신문 등에 만평 등을 연재하면서2001년부터 2008년까지 ‘노동 만화 네트워크’에 참여해 만화작업에 참여하고 전시를 함께했었다.

2007년에는 ‘상자’라는 주제로 12명의 작가가 만화를 그려 남산애니메이션센타에서 전시하고 작품집을 내었습니다.

노동만화네트워크'들꽃'작품집

그때 내가 제작한 “슈퍼 네모 상자 맨”이라는 단편 만화를 2020년에 장편으로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약 1년 넘게 500컷 가까이 작업하였고 현재는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만화는 제 인스타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hwan-woo

그 만화의 첫 지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주의 저편, 지구로부터 수백 광년 떨어진 매우 먼 곳에 ‘네모 행성’이 있다.

그곳의 고등 생명체는 남녀 성구별은 존재하지 않고 네모꼴, 세모꼴, 동그라미, 별꼴 등 형태로 구별되어 진다.  탄생은 집단화된 캡슐에서 동그란 형태로 일어나고 성장 과정, 교육목표는 네모꼴로 변화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곳이다.)

4. 4회 개인전-네모와 친구들

2022년 2월경부터는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및 몇 장면을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했다.

네모, 세모, 동그라미, 별꼴, 스컬, 트렁크 등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한층 명랑한 색채로 1년 넘게 작업해 왔다. 그리고 그 결과물 26점이 4회 개인전 작품들이다.

 캐릭터 구현 후 배경에 사각형 모양과 동심원을 집어넣어 움직임을 강조하고 주제를 강화하며 화면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색과 면, 형태와 구성으로 화면의 조화를 꾀하면서 주제와 소재를 더 강하게 부각하여 본 것이다.

 밝은 원색과 파스텔톤의 혼합색을 사용하여 경쾌하게 화합, 자유로운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했다.

 색과 함께 형태에서 오는 심리적으로 평화롭고 따듯한 완전한, 영원한 감정을 부여하고 싶었다.

작가의 이전글 작업실 통신 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