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간 말 한 줄이, 생명의 길을 향한 이정표가 될지도
누군가의 말을 듣고 흘리거나,
아예 거절해 버릴 이유는 사실 너무나 많다.
고리타분하게 느껴져서,
지금 상황을 전혀 모르는 말 같아서,
그저 기분이 나빠서,
혹은 단순히 바빠서.
그럴 때는, 마음이 아직 열리지 않아서
그 말이 아무리 옳아도 듣는 일이 더 어려워진다.
어쩌면, 이미 옳다는 걸 알고 있기에 더 듣기 싫은 것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켜켜이 쌓여온 신념이 있다.
쉽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오래 품어온 생각들이다.
하지만 그 신념조차
누군가의 말로 인해 다듬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인정하는 데서 변화는 시작된다.
그건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한 준비다.
다른 이의 말이 내 마음을 갈고닦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그 말은 나에게 약이 된다.
그 약은 때때로 아프지만,
병을 이기게 하는 사백신처럼
내 마음을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견고한 마음은
상처 앞에서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게 한다.
말은 흘려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내가 외면해선 안 될
생명의 길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대저 명령은 등불이요 법은 빛이요
훈계의 책망은 곧 생명의 길이라
(잠언 6:23)
일몰이 아름다워 바닷가를 찾았습니다.
해가 지는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오늘은 철조망 너머 바다를 가로지르는 영종대교의 모습이
더 깊이, 제 마음의 프레임에 들어왔습니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혹시 내 마음도 철조망처럼 누군가 들어오지 못하게 두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넓은 세상을 향해 열린 길이 있음에도 그 길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누군가는 분명, 저 길이 있다는 사실을 내게 말해줬을 텐데
나는 내가 세운 철조망 안에 갇혀,
그 길을 따라 멀리 갈 생각조차
잊고 있던 건 아닌지…
조용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