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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학교네트워크 Aug 14. 2024

다름을 어울림으로, 군서미래학교교육과정과 수업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 새넷지원센터_박정은선생님과의 인터뷰

  군서미래국제학교는 2021년 3월 경기도 시흥시에 개교한 전국 최초 무학년 선택 중심 교육과정 및 학점제를 운영하는 초중고 통합운영학교이다. 제1호 경기미래학교의 모델로 설립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특화학교이면서 경기도 최초의 초중고 통합형 공립 대안학교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소통과 협력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미래 사회 주인공의 역량을 키워주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철학에 따라 1~12학년 연계 교육과정을 개발·운영, 아이들의 일관되고 연속적인 성장을 지원한다.

  다문화 학생의 비율은 초등학교 23%, 중학교 45%, 고등학교 70% 정도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따뜻한 공동체성을 함양하는 것을 중요한 교육 가치로 보고, 이타성을 바탕으로 세계 시민성을 키우고자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관계를 만들고, 배움을 이어주는 연계교육과정

  현행 법령에서 학교의 종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각종학교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통합운영학교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중에서 학교급이 다른 두 개 이상의 학교가 시설ㆍ설비와 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학교를 일컫는다. 통합운영학교는 학교 단계의 조합 방식에 따라 ①초등학교와 중학교, ②중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③초등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간 통합운영학교가 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학교 규모의 적정화를 시도하는 방식이었다면 군서미래국제학교는 학교급을 넘어 학생의 일관되고 연속된 전인적인 성장을 바라보기 위한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미래학교를 지향한다.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는 다양한 통합교과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초중고가 이어지는 교과로는 문해력 수업을 대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해력은 다문화, 일반학생에게 모두 공통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으로 학년별 위계와 학생 성장 발달에 따라 시수와 교사가 배정되어 중등은 주당 1시간, 초등은 2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언어능력은 기본이고, 언어를 넘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의 다중언어 교육을 하고 있고, 문해력 수업에서는 국어 교과 성취기준을 가져와서 도서를 제공하고, 미니레슨처럼 교사가 먼저 진행하고 직접 책을 선택해서 읽고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다양한 언어, 문화가 어우러져 상호이해와 존중, 공감력과 문화감수성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중,고 통합 생활공동체, 하우스

  군서미래국제학교에는 통합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2021년 시범적으로 처음 운영되어 지금은 정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으로 들어온 ‘하우스’라는 생활조직이 있다. 하우스는 크게 네 가지의 개념을 가지는데 첫째,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며, 둘째, 함께 어울리는 공간, 셋째, 자신의 학습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곳, 넷째, 한 학생을 도와주는 여러 명의 보호자라는 큰 틀을 지닌다. 국적, 문화, 나이에 상관없이 4,5,6,7학년, 8,9,10,11학년으로 나누어, 서로 흥미에 따라 주제를 정해서 모이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체는 한 달에 두 번, 나머지는 자치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중고등 하우스에서는 세계인권선언문 도서를 활용하여 국적과 나이, 문화를 뛰어넘어 모두가 평등해야 하는 인권이라는 주제로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인권’,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인권 존중 문화 만들기 활동을, 초중고 통합하우스는 학교급을 넘어 후배와 선배, 다양한 문화를 가진 학생들 간의 유대관계와 협동심, 공동체성 함양을 위한 플래시몹 공연을 계획하여 학교 축제 때 하우스별 공연을 했다. 연습 초기에는 학교급, 언어, 문화가 모두 달라서 소통 그 자체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맞춰가고 설득해 가며 공연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인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서로 다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개별수준의 격차를 넘어서게 하는 프로젝트수업

 군서미래국제학교는 대안학교법과 교육특구법을 근거로 교육과정을 자율 편성·운영하고 있으며 쿼터제 기반 학사 운영으로 연간 총 네 차례의 배움 사이클로 구성된 쿼터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Planning@Basecamp에서의 학습코칭을 통해 배움 사이클을 계획하고, Portfolio Day에서 한 학기 동안 이루어진 배움의 과정과 결과를 공유한다. 

초등과정
중등과정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14개국의 아이들이 모여 있어서, 입학 전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면접을 보고 선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철학과 교육과정 목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고 한다. 언어가 전혀 안 되는 아이들도 있지만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서 의사소통하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대부분의 수업이 설명식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활동하며 참여하는 수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언어의 격차는 더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교사의 언어에만 의존하지 않고 번역기, 도구를 사용하게 되며 언어의 격차가 더 줄어들고 있으며, 영어, 중국어 원어민 기간제 교사와 베트남, 러시아 강사가 수업에 참여하여 언어소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초등과 중등의 학생 주도성은 수준과 내용에 있어 차이가 있지만, 스스로 생각을 꺼내서 하는 수업, 스스로 결정하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차이와 격차가 오히려 줄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일반 학교에서 기초학력 진단을 하는 도구는 학교 취지나 방향에 맞지 않기에, 교사들은 주도성, 즉 스스로 하고 싶을 때 요청하고 학습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 요구하는 학력이라고 생각되어 변화에 대처하는 연수들을 많이 하고 있다. 학교 만능주의를 벗어나 일반학생, 다문화 학생의 부모들에게도 함께 지도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습 목표 달성만을 생각하다 보면 기초학력 부진 아이들에게는 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생각할 거리를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수업으로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교사들이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 배움에 대한 권한을 학생에게 넘겨주면 좋겠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시스템


세계시민을 기르는 IB PYP후보학교

  군서미래국제학교의 IB PYP 교육목표를 담은 사명문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자기주도적 탐구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소통과 협력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세계시민을 기르는 학교

  군서미래국제학교 초등학교 과정은 IB 관심학교(2023.3.~2023.7.)를 거쳐, 23년 7월부터는 경기도 공립학교 중 최초로 IB 후보학교로 승인되어 IB 프로그램 안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초등은 자체 계발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모국어를 존중하고 지원하는 것, 언어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IB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성취기준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서 더욱 다양한 교육과정이 가능하다.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인 번역기나 태블릿을 활용하고 요즘은 챗GPT로 다양한 활동도 더욱 가능해졌다. 중등은 평가 때문에 한국어로 작성해야만 하지만 초등은 자기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허용된다.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학습을 위하여 실생활과 연계된 맥락에서 다양한 언어를 가진 학생들이 함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데, 예를 들어 ‘동물권 보호 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언어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협력하여 동물권 보호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주 배경 학생인 이유나(가명)는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의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 3학년 파키스탄 국적 학생인 티파니(가명)는 노트북을 사용하여 모국어인 영어로 동물의 수컷과 암컷의 차이점을 조사하였다. 탐구 과정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경험을 통해 학습의 즐거움을 느끼고 자기 주도성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급별 교육과정_초등과정
학교급별 교육과정_중고등과정


 다름을 어울림으로 만드는 지원시스템

  학생 주도성도 있지만 교사 주도성도 보장된 학교이다. 누군가가 제공해 주는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수업을 구성해 볼 수 있는 학교라는 게 교사에게는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기도 하다. 다름을 어울림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신뢰의 문화가 중요하다.

  국제교육부장의 역할은 주로 다문화 학생의 교육과정 지원이다. 국제 탐구 프로젝트는 교육과정 안에서 수업으로 이루어지지만, 이 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다문화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시흥시와 함께 한 미얀마 학생들은 난민을 정책적으로 수용할 때, 잘 정착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정책을 제안해보기도 하고, 외국인 복지센터에서 학교에 결혼이주여성을 강사로 지원해 주기도 한다. 프로젝트 진행할 때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같이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사 연계를 위해 교육과정 연계를 위한 협의, 각종 연수 등을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 조직은 급별로, 국제교육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조직은 초, 중등 연계로, 융합교육과정부서는 전체 교육과정을 총괄하도록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초,중,고 모두 45분 수업으로 통일했으며 운동장 공간도 따로 또 같이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초등과 중등의 문화 차이, 교육과정의 이해 부족으로 넘어야 할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단순하게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한 학생의 성장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정을 통합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학교장의 자율적 운영 보장, 법적․제도적 보완, 상급 기관 관리체계의 일원화, 교사들이 초, 중, 고를 넘나들어 겸임할 수 있는 인사제도 등을 향후 과제로 논의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공존의 시선’을 갖는 것이다. 앞으로 학교는 더욱 증가할 다문화 학생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살아가게 될 모든 학생이 다양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군서미래국제학교의 사례는 미래 사회를 위한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다문화 교육의 혁신적 모델로서 주목할 만하다.


*행복한 교육 2023년 12월호의 내용을 일부 참고 및 발췌하였습니다.



2024 여름호 목차

1. 시론

2. 특집
3. 포럼&이슈
4.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5. 티처뷰
6. 전국NET소식
7. 이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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