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종호 교수의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주로 경영, 조직행동, 재태크 책을 집중해서 읽다가, 이번 주말에는 예일대 의대 Peter Jongho Na 교수님이 쓴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을 읽으며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공감"에 대한 두번째 챕터를 가장 재밌게 읽었어요. 나교수님이 치료하는 환자에게서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았는데, 같은 팀의 리더인 백인 교수님이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일화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백인 교수님이 위로를 못했던 것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는" 입장으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나교수님은 상처가 될수 있는 상황을 성숙하게 받아들입니다.
비록 본인은 공감 받지 못했지만, 타인의 무관심을 거꾸로 perspective-taking을 통해서 성장의 기회로 승화시킨 부분이 좋았고, 한편으로는 그 선배 교수님이 "괜찮아요?" 따뜻한 질문 한마디라도 해 주셨다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상상도 해 보았네요.
요새 경영학계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리더 (empathetic leadership)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판데믹과 다양한 시대적 트렌드를 통해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고 (이전에는 직장이건 학교건, 위에서 하라는 대로 무작정 했다면, 이제는 내 존재성, 커리어 발전, 워라벨이 한층 더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많은 기업들의 포커스도 100% 경제적이윤에서,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등 사회를 생각 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겠죠.
기업 경영가들의 주된 역할은 여전히 business profits을 극대화시키는 것이겠지만 (fairly so), 직원들과 소비자들의 숨겨진 고민과 니즈들을 남들보다 더 빨리 캐치하는 공감의 리더들이 장기적으로 큰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naive한 것일까요! ^^
공감의 리더십이 성장하길 바래 보지만, 또 한편, 공감이 리더들에게 꽤 어색한 일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상에 오르신 분들은 사실, 본인을 챙길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가 바쁘고, 을의 입장으로 고생했던 것이 아주 오래 전이라, 공감의 의지가 있어도, 그 공감의 실천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또 공감이란게 사실 리더들만의 숙제가 아니라, 젊은이들이나 중간 관리자들도 더 많이 배워야 하는 능력 같구요. 긴 이야기라 줄이겠지만, 스스로 설정한 SNS로 뉴스를 보고,정보를 습득하고, 또래끼리만 어울리고, 모든것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그 누구건 공감을 실천하는게 쉽지가 않죠.
저는 협상 수업을 주로 가르치는데, 이제 공감수업을 개발해야 하는게 아닐까 할만큼, 공감의 연습이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총체적인 답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사실, 작은 것에서부터 공감의 연습이 시작되지 않을까해요.
스스로를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수 있다고, 스스로의 다양한 약점(?)들을 억압하고 부정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힘으로 바꾸어보려는 그런 마인드의 변화가, 타인에게서 보이는 다양성과 취약점들을 이해 하고 함께 하려는 공감의 바탕이 되진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남의 감정까지 느끼는 공감(empathy = perspective-taking + feelings) 레벨까지 못 가더라고, 주변인들에게 역지사지만 (perspective-taking) 조금씩 더 해도, 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 저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구나", "5년전 나의 실수가 참 이해가 되는구나", "우리 딸의 반항이 이야기 듣고 보니 공감이 되네", "생각해보니, 남편이 (혹은 와이프가) 나쁜 의도로 그렇게 했던 것은 아니었네"...
이렇게 작은 공감의 연습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해보면서 담주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Peter Jongho Na 교수님이 브런치에 쓰신 공감에 대한 글도 같이 share 합니다: https://brunch.co.kr/@psych/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