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샘은 달님과 대화를 나누고 아기 원숭이와 원숭이 엄마가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고 기다려지는 누군가가 있어 작은 샘은 홀로 있는 게 외롭지 않았어요. 무언가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에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기다림의 설렘을 안고 있던 어느 날 저녁, 다른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들어간 시간.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렸어요. 작은 샘은 귀를 기울였어요. 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워졌어요. 작은 샘을 찾아온 아기 원숭이와 엄마 원숭이였어요. 누굴 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작은 샘을 보지 않고 엄마 뒤에서 신발을 발로 벗어던지는 아기 원숭이가 보였어요. 신발이 잘 벗겨지지 않자 아기 원숭이는 마구 소리를 질렀어요.
“잘 벗겨지지 않아서 그래? 엄마가 해줄까?”
“에~~~~ 에에에~.””
아기 원숭이는 소리만 질렀어요.
엄마 원숭이는 한숨을 길게 내 쉬었어요. 작은 샘은 조심스럽게 엄마 원숭이에게 시원한 샘물을 조금 먹여 보자고 했죠. 아기 원숭이는 아무 거부 없이 샘물을 받아 마시고 갑자기 작은 샘에게 발을 쑥 내밀었어요.
‘어쩌지? 어쩌지? 뭘 해줘야 하지?’
작은 샘은 망설일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얼른 아기 원숭이의 신발을 벗겨주었어요. 그 순간 반대 발이 또 쑥~ 그렇게 작은 샘은 아기 원숭이와 엄마를 만났어요. 아기 원숭이는 작은 샘 위의 소나무 위의 그네를 타며 놀기 시작했어요. 그네는 점점 하늘 높이 올라갔고, 아기 원숭이는 더 높이 올라가려 끝없이 뛰었어요.
“저렇게 놀이 뛰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늘 그래요. 그래서 남들이 놀 때 못 놀고 이 시간에 놀고 있어요. 놀이터에서 그네를 저렇게 탔더니 다른 친구 할아버지가 남들도 생각해야 한다며 너무 위험하다고 이런 애는 남들 안탈 때 타야 한다고 화를 엄청 내셨어요. 얼마나 죄송하다 사과를 했던지.. 그 후 동네에서 우리 아이는 그네를 과격하게 타는 아이로 불렸어요. 전 그네를 과격하게 타는 아이 엄마고요.”
“아.. 너무 속상하셨겠어요?”
“네. 그렇지만 그게 저희 아이와 제가 살아가는 현실이라 생각하려 노력했어요.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 후, 점점 다른 아이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아이를 보며 참 힘들었어요. 우울증도 오랜 시간 경험했고요. 남편도 힘들었는지 저희 부부는 서로의 힘듦을 보듬어 주지 못했어요.”
“혼자라 느껴지는 시간이 참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아이가 학교를 가기 전까지는 저희 부부만 좀 참고 힘들면 괜찮았어요.”
“조금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하루 2-3시간 수면, 같은 메뉴만 먹고 씹지 않으려는 아이와 씨름, 양치 거부하며 울다 잠드는 녀석 앞에서 울기도 하고, 동영상에 집착하며 너무 큰 소리로 들으려 하고 귀에 핸드폰을 대고 있으려는 아이를 달래고. 그러다 변을 보고 만지작 거리는 아이의 모습을 본 날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하루가 너무 힘겨울 것 같아요.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오신 건지 너무 대단하세요.”
“아이가 변을 만지작 거리며 노는 모습을 본 날 전 혼자 어른들만의 음료수를 마셨어요. 그리고 난 후에야 잠을 잘 수가 있었어요. 그 후 어른 음료수를 찾는 날이 늘어났어요.”
“마음을 이야기할 누군가가 없어 더 그러셨을 것 같아요.”
“네. 동네에서 저는 점점 특별한 이름을 가진 엄마가 되어갔어요.”
“그네를 너무 과격하게 타는 아기 원숭이 엄마 같은 이름이요?”
“네. 맞아요. 그러면서 제게 변화가 생겼어요.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지지 않은 마음이 찾아왔어요. 참 뻔뻔하지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여기는 언제든 놀러 오셔도 돼요. 제가 아이 원숭이와 시간을 보내 볼게요.”
“아.. 힘드실 텐데요.? 모든 선생님들이 아이를 포기했어요. 아이가 너무 울고 폭력적이고 언어 표현을 하지도 않으니 힘들다면서요.”
“매주 화요일 저녁 6에 만나면 좋겠어요. 아기 원숭이를 조금씩 알아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볼게요.”
“고마워요. 작은 샘님!”
“저도 친구가 없어서 이 만남이 기다려질 거예요. 고마워요.”
작은 샘은 원숭이 엄마를 만나고 샘물에 작은 돌멩이가 던져진 것처럼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무언가 자신에게 찾아 올 변화를 감지한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