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과연 가능할까?

서울대 10개 만들기라 쓰고 지역대학 살리기라 읽는다.

by 오마르 왕자

경기도와 서울을 합친 면적은 대략 국토의 10% 정도인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살게 된 비결은 물론 아파트와 지하철이다. 거미줄보다 더 촘촘하게 방사형으로 뻗어나간 지하철과 고속도로망은 인구의 이동을 원활하게 만들었고 MB정부와 박근혜정부를 통해 계속된 신도시 개발로 경기도의 분당, 위례, 동탄, 시흥, 김포는 그야말로 아파트의 숲이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역시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본사가 대체로 수도권에 있기에 가능하다. 4차 산업과 관련된 IT, 금융, 반도체, 로지스틱스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뒷받침해줌과 동시에 관련된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간단하게 15개가 넘는 지하철 노선도에 각 역마다 존재하는 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인근 상가에서 개업한 인원들만 세어봐도 웬만한 소도시의 전체인구를 웃돌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수도권은 팽창하고 있고 서울 지역의 높은 집값으로 인해 경기도에 자리 잡는 젊은 인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지하철은 연장의 연장을 거듭하고 있고 아직도 건설계획은 계속되고 있다. GTX라고 불리는 수도권 광역 급행열차뿐 아니라 기존의 지하철도 계속 연장을 하면서 모든 수도권의 서울을 포위한 도시들은 이제 지하철 혹은 경전철로 서울의 주요 지역, 강남 혹은 용산과 1시간 이내로 연결될 계획이다.


이처럼 수도권의 과밀화와 지방의 소멸은 현재 진행형이며 더 이상 이러한 방향으로의 진행을 멈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 즉 지역의 소멸화를 막아보려는 정책이 대통령 공약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중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교육분야에서 제시된 공약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적이 있어 EBS에서 이러한 정책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주장들을 앞뒤로 배치하여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최근 방영하였다. 경희대 김종영 교수도 직접 출현하여 본인이 책에 저술한 내용들을 주장으로 펼치는 흥미로운 장면들도 눈여겨보았다. 그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원형적인 모델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시스템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1년 총생산(GDP)은 우리나가 1년 총생산(GDP)의 2배이며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4배가 넓은 점을 고려한다면 면적을 고려해서는 국립대학의 숫자가 1/4로 줄어야 하며 총생산을 근거로 하면 1/2로 줄어야 한다. 아래에서 다시 지적하겠지만 캘리포니아의 인구가 3900만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많은 주립대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넓은 미국의 50개 주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이 주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기 때문이며 많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유학을 하기 때문이다. 즉 이들 대학은 이미 국제화되어 있으며 외국인 학생의 비중이 최소 1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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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을 지지하는 측은 서울대 오세정 총장이 과거 총장 시절에 전국 국립대 총장 협의회에서 이러한 정책에 찬성했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오세정 교수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서울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국립대가 나타나 서로를 의식하면서 경쟁하는 것이 서울대에도 이롭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 지역 국립대를 발전시키면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국립대를 살리면 지역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거리가 먼 의견이다. 또한 이들은 지역 국립대가 서울대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지역국립대에 진학할 의사가 있는지 물은 조사에 중고생들이 무려 60% 넘게 진학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것을 근거로 내세워서 지역 국립대를 발전시키면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완화될 것이라는 희망회로를 가동한다. 그러나 이 역시도 지역국립대가 과연 서울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라는 심각한 물음을 던지지 않고 인과관계를 뒤집어서 결론을 마치 실현가능한 사실로 유도한 질문으로서 실제로는 어떤 정책적 지지기반이 될 수 없다.


과연 매해 3000억을 투자하면 지역 국립대가 서울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정책의 반대론자들은 매우 합리적 근거로 ebs 다큐멘터리에서 반대 논리를 펼치고 있는데 필자는 이것을 카피해서 여기에 적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 보다 오히려 지역 국립대가 10개나 필요한 것인지도 되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2045년 우리나라 인구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예정이며 지역인구는 더욱 가파르게 감소해서 수도권을 제외한 인구는 1000만 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각 지역 국립대는 정원을 심각하게 줄여야 할 것이며 교수도 더 이상 뽑아서는 안 되는 구조다. 말하자면 현재의 시점에서 모든 지역 국립대는 정원을 줄이고 교원의 수도 줄여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지금 국립대학들이 이러한 개혁적 조치를 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면 답은 뻔하다. 직선제도로 뽑힌 총장들이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의 눈치를 보느라 정원감축을 시도하고 교원인사제도를 개혁하기보다는 정부의 돈을 받아 성과만 과시하여 연임만 하려는 행보를 취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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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는 지역에 연구중심대학들을 가지고 있다. GIST, DGIST, UNIST, KAIST, POSTECH, KENTECH 등 이들 대학에도 지자체예산과 국비가 엄청나게 투자되었으며 그리하여 첨단과학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였다. 이들 대학들은 과기정통부 소속으로 사실상 독립적 운영을 보장받고 있으며 대학원이 중심이기 때문에 지역 학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지역 국립대와 학생유치를 놓고 경쟁을 하는 관계는 아니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이 점점 줄어든다면 국립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준은 더욱더 하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러한 학생들을 데리고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너무나 버거운 일이 될 것이다.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 중 지지난 정부에서 시행된 CK 사업을 들여다보자. 교육부 주도하에 이루어진 이 사업은 지역의 경제적, 산업기반과 일치하는 지방대학의 특성화를 통해 지역대학이 경쟁력을 가지도록 지원한 사업이다. 예를 들어 지역대학 A의 기계자동차학과가 이 사업의 수혜를 입어 3년간 50억을 지원받았다고 하자. 이 학과가 특성화를 통해 지역대학에 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는지 평가도 하기 전에 지난 정부에서 한 해 100억을 지원하는 글로컬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지역대학 A는 학과구조조정과 정원감축을 약속했고 결국 기계자동차학과는 다른 과들과 통합하여 자칭 ‘창의모빌리티학부‘로 거듭나게 되었다. 특성화의 열매가 채 영글기도 전에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새로운 나무와 접목을 시켜버린 모양새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바뀔 때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된 사업의 맥락을 완전히 뒤엎어버리는 판갈이식 재정지원사업으로 인해 특성화는 온데간데없는 말잔치가 되고 말았다.


대학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인적자원에서 비롯되며 체 40만 명도 안 되는 학령인구를 가진 작은 규모의 국가에서 상위 5%인 인재들은 모두 의대, 약대, 치대, 한의대로 빠져나가고 있고 그나마 나머지 6%의 인재들도 모두 인서울대학에 진학하는 구조를 개혁하지 않은 채로 지역대학에 3000억을 매년 투자한다고 해도 능력 있는 학부생, 혹은 대학원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고착된 구조를 가지고서는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서울대가 지금처럼 발전한 이유가 물론 다른 국립대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정부지원금을 받은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입시시스템의 최정점에 있으면서 인재를 독점한 효과를 누렸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고 하는 순환논리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꼬여있는 실타래를 끊어버리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며 그간 예산이나 재정지원사업, 반값등록금등을 통해 대학을 통제하려는 교육부의 전면적 정책전환과 자율과 개방으로의 구조적 혁신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학은 보다 고도화된 전략을 자체적으로 수립하고 예산의 독립성과 관의 간섭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훨씬 더 활발하게 학생들을 모으는 노력을 경주하여 지역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 가진 소통능력과 경쟁력을 직접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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