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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미로 Oct 17. 2024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다. 여성학자이자, 가수 이적의 어머니 "박혜란 작가"의 책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오래전에 읽었다. 작가님과 동일한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더 와닿았고, 육아 철학에 반했다. 믿는 만큼 아이들은 자란다고 한다. 큰 울타리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상상력을 펼치며 맘껏 뛰어놀 수 있고, 자유롭게 성장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게 자라고 있다.



 망고 빙수를 사줬다. 첫째 아이는 망고 하나를 제일 먼저 내 입속에 넣어준다. 몇 년 전 지인의 아들이 5학년이었는데 가나초콜릿 하나 사 왔다. 초콜릿을 자르더니 제일 먼저 "이모 이거 드실래요?" 하고 물어본다. "어?" 하고 당황했다. 5학년 남자아이가 먹지 않고 나에게 먹을 거냐고 물어봤다. 언니가 먹을 것이 있으면 나눠 먹을 수 있게 가르쳤다고 했다. 어머나!!  그 후 내 아이들에게 서서히 적용했다. 그렇게 5년이 지나, 아이들은 먼저 "드실래요?" 하고 물어본다. 작은 것도 나눠먹으니 기쁨이 두 배가 되는듯하다.



토요일 남편도 나도 근무였다. 아이들은 아침은 시리얼을 먹고, 점심은 닭갈비를 해서 먹었다고 한다. 퇴근하고 2시에 오니 아들이 점심을 만들어 준다. 파를 송송 썰어서 파 기름을 만들고 닭갈비를 볶는다. 후추와 마늘을 넣고, 불을 조절하고 닭갈비를 볶아서 접시에 담는다. 마지막에 바질도 뿌려준다. 밥통에서 밥을 담아 "어머니 드세요" 하고 준다. 정말 배고팠는데 아들이 만들어준 밥을 먹으니 정말 꿀맛이다.



 밥을 한 주걱 더 퍼서, 남은 양념에 비벼서 한 그릇을 뚝딱 먹었다. 중2 아들이 만들어준 점심의 한 끼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유튜브 선생이 있어서 스테이크도 굽고, 라면 볶음밥도 하고, 라면도 쫄깃하게 잘 끓인다. 동생과 우여곡절 밥도 해서 먹기도 한다. 요리를 해서 동생 점심을 챙겨 주는 아이를 보며  대견함이 느껴진다. 싱크대에 쌓여 있는 설거지를 보며 "요리의 기본은 설거지다. " 하고 한마디를 남긴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가을이다. 엄마가 케어를 해주지 않은 아이처럼, 첫째는 아직도 반팔을 입고 등교를 한다. 둘째 서은이는  추운지 기모가 있는 바지를 입고, 털이 있는 후드 점퍼를 입고 학교를 갔다고 한다. 아이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출근하니,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하나씩 배워가며 성장하는 것 같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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