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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미로 Oct 13. 2024

9월 목표-10KM 달리기 완성





열정만으로 마라톤을 신청했다. 남편과 아들까지!! 결혼하고 남편이 뛰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들과 축구도 해줄법한데 축구공만 덩그러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10월 5일 토요일 마라톤 대회다. 어머나!!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순간 9월은 가고 있다.  9월의 목표 중 하나는 10KM 달리기를 완료해 보는 것이다.  8킬로까지 달렸다. 


일요일 부자 매뉴얼 실전반 피드백을 마친 후, 마라톤 장비들을 주섬주섬 챙겨 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10KM 달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신발 끈을 바짝 조여 묶었다. 남편의 달리는 모습을 올해 처음 봤다. 뛸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리가 길어서인지 겅중겅중 잘 뛰었다. 달리기 전 준비 운동이 중요하다. 몸이 풀려야  다치지 않는다. 남편이 선두로 달린다. 모든 것은 기록이므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마라톤 대회가 2주 남았다.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마라톤 함께 나가는 동지애로 살며시 응원도 해준다. 어떤 아저씨는 엄지 척을 해주시기도 한다. 커플이 달리는 사람 속에 배려가 느껴지기도 하고, 단체로 뛸 때는 단합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은 이미 저만치 가는 것을 보고 배려심 및 단합 그리고 사랑의 힘도 없이 외로이 출발해 본다.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임을 알고 있다.  


처음 달리기를 할 때와 달리 지금은 어디쯤 가야 몇 킬로인지를 알고 있다. 삼성 헬스케어에서 1킬로마다 친절하고 자세히 알려주기도 한다. 1킬로는 가볍게 뛸 수 있다. 2킬로 3킬로를 달리면서 힘들다는 생각과 함께 낼 다시 달릴까?  타협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타협의 친구들이 "힘들지!! 그만해도 돼! 낼도 있잖아?" 하며 방해 작전을 한다. 아량곳 하지 않고 한걸음 더 달릴 때서야 친구들은 사라졌다. 



3킬로미터 지점에서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 물먹는 시간이다. 먼저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을 마시지 않고, 뚜껑까지 열어서 물통을 건네준다. 바짝 마른 입속을 얼음 물로 헹궈서 뱉는다. 한 모금의 차가운 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시원하다. 남편이 뒤에서 달린다. 먼저 가라고 해도 싫다고 한다. 들숨과 날숨이 귓가에 들린다. 불완전한 호흡을  맞추니 더 수월하게 느껴진다. 핸드폰에서 6KM 완성이라는 말을 듣고, 남편이 "자기야 4KM만 달리면 된 돼!!" 힘듦 속에서 피식!! 웃었다. 


8KM쯤 남편이 속도를 내고 앞서 달린다.  다시 혼자 뛰기 시작했다. 한참 후 저 멀리 남편이 되돌아온다.  나란히 너의 숨소리와 나의 숨소리를 맞춰가며 함께 달린다. 갑자기 하나둘! 하나둘!" 구호를 넣어준다. 순간 나도  모르게 "시끄러!!"하며 눈치 없는 모국어가 나와버렸다. 9KM, 드디어 10KM 완주했다. 물통을 건네주며 앉지 말고 입을 헹구라고 말해준다. 남편의 배려 속에 10KM를 완성할 수 있었다. 9월 목표, 첫 10KM 달리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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