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 걷기 319일째다. 어떤 것을 시작하여 이렇게 꾸준히 해보기는 처음이다. 작심삼일이면 포기했기에 어느 순간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리고 엄마의 삶으로 살았다. 엄마이자 아내로 살면서 나 자신을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아님 스스로 나로 살기를 거부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만보 걷기를 시작으로 나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주 6일을 일하고, 일요일은 교회를 가면서 온전히 쉬는 날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발을 신고 나가야 살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걷기가 나를 살린 것이다.
걷기를 하며 자연의 신비로움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들꽃이 인사를 하고, 나무들이 말을 하며, 벌과 잠자리들이 노래를 해줬다. 그리고 하천에 다양한 새들, 오리들이 친구였다. 만보 걷기를 할 때쯤 혼자였고 외로웠다. 답답한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었다. 매일 걸으므로써 진짜 친구를 만난 것 같다. 내 안의 작은 아이와 소통하며, 그 아이의 마음을 달래줬다. 외면했던 그 아이가 진짜 친구였다. 서로 안아주며 괜찮다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희망을 주었다. 길가의 활짝 피는 꽃처럼 어느 날부터 그 아이도 나도 웃었다.
앱테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가계부 여행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돈 버는 앱테크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걷기 했을 뿐인데 마음도 몸도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좋아지고 있다. 앱테크 찾아보면 정말 많다. 만보를 걸으면 하나의 앱에서 최소 60원에서 최대 300원까지 벌 수도 있다. 하루에 거의 1500원을 줍줍하고 있다. 1500원이 뭐라고? 할 수도 있다. 2024년 최저임금 9,860원인데 1시간 40분 걸어서 1500원이면 안 벌고 만다.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루 1500원이면 한 달에 5만 원이다. 단순히 5만 원이 아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우선 푼돈의 힘이다. 작은 돈을 줍줍하면서 돈의 힘을 알게 되었다. 작은 돈이 큰돈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 절약이다. 푼돈을 모으면서 함부로 돈을 쓰지 않게 된다. 꼭 필요한 것 외엔 사지 않고, 감정 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감사다. 하루 100원 200원을 모아서 간식 및 생필품 그리고 상품권으로 교환해서 먹거리도 산다. 간식을 먹어도 돈에 대해 알지 못했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
가족도 같이 한다. 남편은 캐시 워크와 손목 닥터 9988을 하고 아이들은 "타임 스프레드"를 한다. 핸드폰을 10분간 안 쓰면 1캐시를 준다. 그리고 친구 초대할 때 1000캐시를 준다. 아이는 현재 14,000캐시를 모았다. 6만 캐시 모으면 치킨 먹을 거라고 하는 아이가 태권도 사범님 친구 초대로 1000캐시를 받았다고 한다.
앱테크가 디지털 세상의 이삭줍기라고 한다. 1원을 주울 때도 10원을 주울 때도 있다. 처음에는 이게 뭘까 1원 주워서 언제 모으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알고 있다. 1원의 힘이 100원 1000원, 더 큰돈을 끌어당긴 다는 것을 안다. 오늘도 1원 2원 줍줍하며 돈의 끌어당김의 법칙을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