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 불편함과 낯섦을 마주하는 것
불편함과 낯섦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닌 일상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한다.
늘상 창문 밖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것은 일상이요, 산을 힘겹게 올라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은 것은 여행이다.
감자, 고구마 캐는 것은 농부에겐 일상이겠으나 도시인에겐 멋진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여행이다.
잘 정비된 도로에 질서 잡힌 도로 위의 삶을 사는 누군가에겐 경적소리 유난스럽고 교통 체계 없어 보이는 어느 나라의 방문은 신선한 여행이다.
늘 외딴곳으로의 여행을 동경해 왔다. 어릴 때 어머니가 사주신 지구본을 참 많이도 봤다. 온통 낯설고 새로운 곳뿐인 지구본. 특히나 작은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드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도 많았고 남쪽, 북쪽 외진 곳에 있는 곳 투성이었다. 하지만 어디든 지명은 있다. 강이 흐르고 도로가 나있다. 지명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 사는 곳이라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프랑스의 파리, 미국의 로스엔젤로스나 뉴욕, 태국의 방콕, 일본의 도쿄와 같은 대도시 보다 나는 유난히도 작은 도시들에 눈이 더 가곤 했다.
내가 살고 있는 경북 구미에는 국내 여행객이 별로 없다. 공업도시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니 국외 여행객을 더더욱 없다. 그런데 간혹 누가 봐도 외국에서 온 여행객이 있다. 오늘도 자전거에 수많은 패니어를 매달고 누가 봐도 우리나라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 중이 외국인을 보았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왜 이런 곳에 왔을까? 무언가 소개해주고 싶고, 대한민국에서 구미에 가야지만 볼 수 있는 곳을 알려주고 싶고 선산곱창 같이 외국인이 생각할 수 없는 구미 음식도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여행은 마찬가지이다.
와이프는 유럽에 대한 동경이 매우 크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구엘공원이나 사그라다 파멜리아 성당 같은 것을 다시 가보고 싶어 하고 아이들과 꼭 가보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물론 그런 유명한 건축물이나 박물관에 가는 것이 헛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여행객이 서울에서 경복궁을 보고 불고기를 곁들인 저녁을 먹고 K팝을 들으면 치킨에 맥주를 한 잔하는 것은 정말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큰 경험을 하고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래도 프랑스를 여행한다면 파리보다는 어느 시골 마을에 가서 하루이틀 그들과 살아보고 싶다. 태국에 놀러가도 방콕이나 후아인, 푸켓 같은 곳 보다 저 깊은 산골 마을에 가보고 싶다.
불편함과 낯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