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구니오 작가의 12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의 원작을 바탕으로 가토 구니오 작가의 그림, 히라타 겐야 작가의 글로 출간한 그림책이다. 2008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아카데미 상을 포함 20가지 넘은 상을 수상했다. 2009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림책이라고 한다. 초판 1만 부가 한 달만에 동이 났을 정도로 판매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다.
나는 아이들 그림책으로 처음 접했고 그 이후에 유치원 학부모 그림책 모임에 책을 선정하고 소개하고자 찾아보니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원작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 떠오른 것이 바로 '미스터 모리스 레스모어의 환상적인 날아다니는 책 여행'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 역시 먼저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고 그 이후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유치원 학부모 그림책 모임의 첫 책으로 그림책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그림책을 보니 반가움이 앞서게 되었다.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그림책을 받아 들고는 처음으로 든 생각은 자연보호 관련 주제의 책이겠거니 생각했었다. 산업발달과 함께 찾아온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적 이슈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노쇄하여 바다 한가운데 집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할아버지가 나온다. 허리는 구부정해졌고 벽면엔 오래된 액자들이 가득하다. 액자들을 바라보며 식사를 한다. 외롭고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액자 속 추억을 곱씹으며 살아가는 듯한 할아버지.
옥상에는 밀과 닭을 키우고 방 한가운데 낚시터 뚜껑으로 낚시를 해 끼니를 해결한다.
하지만 어느 겨울, 집엔 물이 차 올랐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집을 한 층 더 쌓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일을 하던 중 공구를 실수로 떨어뜨리고 잠수복을 입고 공구를 찾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나의 옛 추억의 건물들
그림책의 주된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공구를 가져오기 위해 아래로 내려가며 시작된다.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과 함께 할머니의 임종을 지켜봤던 층,
맏딸이 결혼을 하던 추억이 있는 층도 있다.
가장 바닥에 있는 층은 물이 없고 뭍이었던 시절, 할머니와 결혼한 때의 추억이 있는 집도 있다.
어느 이유에선지 바닷물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층층이 건물이 올라간다. 누군가는 떠났지만 할아버지는 홀로 남아 건물을 지킨다. 점점 건물을 올라간다. 그럴수록 할아버지의 추억도 점점 쌓여간다.
나의 추억의 시작점은
나의 머릿속 가장 오래된 기억은 마당에서 세차를 하는 아빠의 모습이다. 지켜보던 나는 다가가서 사탕 사먹겠다고 용돈을 달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새벽에 잠에서 깼는데 집에 아무도 없어 들마루에 올라가 하염없이 울던 기억도 있다.
이런 기억들이 하나하나 쌓여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층을 지탱해주고 있겠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도 언젠가는 추억이 되어 물속으로 잠길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행복과 어려움 속에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를 떠올리며 흐뭇해하겠지.
내 나이가 아직 그리 많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젊을 때는 미래를 보며 살고, 늙을수록 과거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미래의 날 위해 현재를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