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지 하나, 떡 하나

점점 커가는 아이들

by 윤부파파

7살 8살 연년생 아들들이 요즘 부쩍 컸다는 것이 실감이 간다.


아빠는 아들들과의 캐치볼을 항상 로망으로 꿈꿔왔었는데 작년까지는 상당히 엉성한 캐치볼이었다. 항상 볼은 뒤로 빠져 쉴 새 없이 앞뒤를 오가야 했고, 공을 던지면 제대로 받는 일이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했다. 하지만 올해는 제법 퍽퍽 소리와 함께 주고받는 맛이 난다.


월급날 야식을 시켜 먹을 때면 작년까진 치킨 한 마리를 시켜 한두 조각만 손에 쥐어주면 되었다. 닭다리 보단 가슴살을 좋아하는 아내 덕분에 늘 닭다리 두 개 모두 내 차지였는데 이젠 아이들에게 닭다리 하나씩 양보해줘야 한다. 닭다리를 먹어본지가 언제였지...


오늘 변산반도로 2박 3일 여행 시작을 하였다. 점심 먹고자 휴게소에 들러 준비한 도시락을 다 먹었는데 아이들이 핫바나 소떡소떡을 사달라고 난리다. 예전에는 "안돼" 한마디면 "히잉"하고 그냥 넘어가던 아이들이 이젠 안된단다. 사뭇 진지하다. 안 사주면 안 될 기세다.

소떡소떡 하나씩 총 두 개, 거진 만원 돈이다. 난 소세지 하나, 떡 하나를 겨우 얻어먹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캠핑을 오면 아빠인 내가 놀아주기가 바빴었다. 올여름 강원도 바닷가로 캠핑을 가며 마음속으로 '지쳐 쓰러질 때까지 재미있게 놀아줘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떠났었다. 그런데 바닷가에서 사귄 한 두 살 많은 형만 찾고 아빠는 이젠 뒷전이다.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형아랑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급히 가버린다.


아들을 키우며 야구, 축구도 같이 하고 커서 대피소에서도 잠도 자고 종주 산행도 하고, 해외로 트레킹이며 배낭여행도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더욱 주말에 틈만 나면 아이들과 등산을 가고 텐트를 짊어지고 백패킹도 열심히 다녔다.


늘 중학생만 되면 안 따라다닌 다던 선배 엄마아빠들의 말에 '아니요. 난 평생 날 따라다니는 아들들 만들 거거든요~' 속으로 생각했었는데 오늘 생각해 보니 나 스스로 아이들을 세장 속에 가두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들이 부쩍 크는 모습 아쉽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다.


아직까진 내 품 안에 있는 아이들, 뭐가 되었든 나의 진심과 최선으로 함께 하다 보면 나중에 아빠 등짐 좀 덜어준다고 몇 번은 같이 산에 올라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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