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혼자 갔다.
아내가 친구들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김씨와 심씨들이 북적이던 집에 이제는 심씨들만 남았다.
아내가 없는 첫째 날,
아파트 옆동 형님과 공동육아를 하기로 했다. 그 형님네 와이프도 우리 와이프와 여행을 같이 갔다.
짜장면, 치킨, 피자에 맥주까지 먹어야지.
아이들은 영화도 틀어주고 지들끼리 재미있게 놀게 하고,
오랜만에 느긋하고 호화스러운 저녁 식사를 해야겠다.
아내가 없는 둘째 날,
내일은 둘째 유치원 일찍 하원하고 안동으로 백패킹도 다녀와야지.
늘 꿈꿔오던 빙박을 하고 올 예정이다. 아내에게 허락을 구했다면 아마 노발대발 난리가 났을 것이다.
허락보단 용서가 더 편하다고 했다.
아내가 없는 셋째 날,
말끔하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깨끗하게 청소해놔야 한다. 그래야 아내 심기가 편하다.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다 차지 않았어도 버리고, 분리수거도 음식물쓰레기도 다 비워놔야 한다.
아이들 입단속도 좀 해야지.
'왜 이제 왔어. 힘들었어.'
'역시 우린 자기 없으면 안 돼.'
언젠가 다시 올 심씨들의 자유시간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