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게 된 한잔

by 프라라

처음 한 잔을 가득 채워 한 모금

오늘이 몸속에 흘러 들어와 다음 한 잔을 준비한다


두 번째 잔을 마시고 나니

밑잔이 남아 알 수 없는 표정의 얼굴을 비춘다


셋째 잔, 남은 밑잔

마저 입속에 털어 넣으니 잔의 투명함만이 보인다


흘린 땀방울이 가득 찬 첫 잔

아쉬움을 보란 듯이 남은 밑잔

... 그리고 마지막 한잔


버텼다는 대견함일까

그저 버티기만 했다는 후회일까

물 한잔이어도 동일한 마음이었을 테니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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