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호취도(旭日豪鷲圖,18세기 경)-정홍래
조선 영조 시대 화원 국오(菊塢) 정홍래의 <욱일호취도(旭日豪鷲圖,18세기 경)>. 넘실대는 파도 위에 솟은 바위 위에 매 한 마리가 앉아있다. 바위에 부딪힌 물은 불규칙적인 포말로 부서지는 가운데 매는 우아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리고 당당한 앉음새를 취했다. 동그란 눈과 날카로운 부리, 섬세하게 묘사된 깃털과 아래쪽의 흰털이 꼬리깃 아래에도 나 있으며, 이것이 다리를 덮고 그 아래 검고 날카로운 발톱을 내보인다. 시선을 올려 매의 머리 위쪽을 보면 약간은 인공적으로 보이는 산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어쩌면 매의 시선도 이 떠오르는 해에 맞춰진 것인지도 모른다. 용맹하고 민첩한 매를 의미하는 한자 '응(鷹)은' 영웅을 나타내는 한자 '영(英)'과 발음이 같아서 영웅과 같은 기상을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선비의 지조와 기개를 상징한다고 한다. 장엄한 일출과 용맹한 매의 기상을 표현함과 동시에 이 그림은 벽사이며 삼재를 막는 부적으로써의 매를 그린 것이라고도 한다. 이 작품은 낙관이 없다. 이는 매년 새해에 도화서 화원에게 숙제와 같이 내려지는 세화(歲畵)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탓이다. 궁중장식화로 보이는 이런 유형의 세화들은 조선시대 임금이 신하들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미로 내렸다고도 한다.
조선 후기에 활동한 도화서 화원 정홍래는 초상화, 화훼영모화에 능했으며, 특히 매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한다. 그의 매그림은 화려한 색채와 정교한 필치를 구사하여 장식적인 경향을 보이면서도 뛰어난 묘사력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정홍래의 본관과 자는 미상이나 호는 국오(菊塢), 또는 만향(晩香)으로 알려져 있다. 1748년 숙종 어진 모사에 참여하였으며, 1755년 영조 임금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한 <기로경회첩(耆老慶會帖)>을 장득만 등의 당시 화원들과 함께 제작하였다. 그의 초상화와 화훼영모화는 궁중 장식화의 전형적 표현방식을 보여준다고 한다. 18세기 회화 전반에 확산된 사실주의 경향은 그의 작품에도 여실히 드러나며, 이는 후에 고양이의 정밀한 묘사로 ‘변고양이’라는 별호까지 얻었던 변상벽의 영모화로도 이어진다고 한다.
*이 작품은 서울의 국립 중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정보와 이미지는 네이버 검색을 참고하고 내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