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합격'을 축하해

by 똥글이

아들은 정시 체육 실기를 마지막으로 끝냈다. 수시 대학입시 합격 소식을 들은 아이들은 아르바이트를 찾고 여행 가기 좋은 시절에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실기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였다. 정시 대학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떨리고 긴장되기도 할 것이다. 실기 시험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들은 심경 변화가 많다. "엄마, 바로 재수 공부를 하고 싶어요. 인터넷 수업을 결재해 주세요"라고 했다가 내가 "정시 발표 후에 하면 안 되겠니?"라고 물으니 대학을 안 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장사를 준비하고 싶다고 한다. 계속 변경되는 말속에 두려움과 힘듦이 묻어난다. 그러다가 아들이 "엄마, 아르바이트 20개 신청했는데 한 군데에서 면접 보라고 해서 거기 갔다 올게요"라고 한다.

퇴근 후 저녁식사 중 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네네 감사합니다" 계속 응소만 하고 있는 전화를 받고 있다. 전화를 끊고 아들은 "엄마, 아르바이트에 내일부터 출근 가능한지 물어보시는데요"라고 말했다. 순간 나는 "아들 아르바이트에 합격했네"라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 순간 아들은 평온한 목소리로 "엄마, 아르바이트는 채용되었다고 하지 않아?"라며 나의 눈을 응시했다. 내가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합격'이라는 단어였다.


​정시 입시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은 아들이 아니고 나였다. 첫째 딸이 먼저 대학입시를 볼 때는 항상 언제든지 알아서 하는 딸아이에게 고마움이 없었다. 당연한 것이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을 그때는 몰랐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딸을 안아주지 못했다. 이런 과정을 지나다 보니 아들은 마냥 귀엽고 내가 더 안쓰러운지 모른다.


그런 아들이 합격을 묘미를 느끼는 아르바이트를 오늘부터 한다. 처음이라 설렘도 있겠지만, 힘들어도 잘 이겨내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고3 대학 시험 후 술 한잔 먹지 못하고 체육 실기를 준비하면서 참아왔던 성년 기념식도 했다. 못 먹어본 술을 먹으면서 속이 안 좋아서 이불에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화장실을 끊임없이 다녀오면서 인생 쓴맛도 보았다. 경험하지 못하면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아들에게 다시 한번 "아르바이트 합격 축하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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