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 마인즈』 리뷰
『아더 마인즈』는 과학철학 박사 피터 고프리스미스가 저술한 생물철학책이다. 책은 두족류, 그중에서 문어를 중심으로 생물의 생태와 정신을 탐구한다. 인간과 문어의 정신을 비교하며 의식의 기원을 추적한다.
책은 먼저 문어와 인간의 진화 계통도를 그린다. 두 생물이 생명의 나무 어디에서 분화했는지 확인한 다음, 뉴런과 신경계라는 특성이 발현된 과정을 설명한다. 그다음엔 인간이 아닌 생물의 의식이 어떤 느낌인지, 의식의 기원이 무엇인지 상상한다. 책의 후반부는 두족류가 색깔을 만드는 원리와 이유로 시작한다. 다음은 노화에 관한 이론을 두 가지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옥토폴리스'라고 불리는 문어 서식지를 관찰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해양생물을 학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기존 연구의 오만함을 가슴 아파하며, 문어를 동등한 생물체로 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문어의 생활반경을 침해하지 않으려 소형 수중 카메라를 설치하고, 문어와 접촉을 시도할 때는 느리고 수동적으로 접근한다. 이런 태도는 그의 생물 철학에도 반영되어 있다. 흔히들 다른 생물의 의식을 상상할 때 인간의 정신과 유사하지만 더 '흐릿한' 것을 떠올린다. 저자는 의식이 감각에 크게 의존함을 근거로 들어, 다른 신체를 가진 존재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의식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다른 의식은 환경에 맞게 자연 선택된 것으로 인간보다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
책은 피터 고프리스미스를 작가로 둔 덕에 질 좋은 수중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 숙련된 스쿠버 다이버로 활동하는 고프리스미스는 직접 촬영한 컬러 사진을 제공한다. 사진에는 다양한 종류의 문어가 색깔을 바꾸고, 몸싸움을 벌이고, 특이한 포즈를 취하고, 짝짓기 준비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와 같은 장점이 무색하게,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글이 잘 쓰이지 않았다. 논리구조가 혼란스러운 문장, 비문이 많다. 잘못된 번역도 많다. 이를테면 '더'를 '덜'로 번역하거나, '당신이'를 '자신이'로 번역한다. 파트 구성이 특히 난잡한데, 의식의 기원에 관한 내용, 문어의 생태, 관찰 일지가 맥락 없이 뒤섞여 있다. 의식의 발현에서 죽음 순으로 진화의 역사를 설명하고 중간중간 문어의 기교, 색깔 만들기, 옥토폴리스 이야기를 집어넣어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의도 같다. 호프 자런의 『랩걸』처럼, 관련 일화를 주제와 엮어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면 좋았겠다.
읽기 어려운 이유가 또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불친절하게 가르친다. 4장과 6장에서 다루는 '의식'은 책의 핵심이지만 가장 이해하기 어렵게 서술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의식이라는 개념의 모호함을 타파하기 위해 느낌, 기억, 내적 모형, 주관적 경험, 작업공간, 백색소음 등 비슷하지만 다른 말을 끌어와 설명하는데, 오히려 더 복잡하고 말장난처럼 느껴진다. 일반 독자를 위해 더 세심하게 해설했다면 좋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