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매입해 직접 건물을 지어 등기를 하면 "보존등기", 이미 보존등기가 된 건물을 '매매'라는 방식을 통해 등기를 하면 "소유권이전등기". 보존등기든, 소유권이전등기든 등기의 종류만 다를 뿐 "건물주"가 된다는 것은 동일하다. < 딱 이만큼은 나도 법무사>편에서 건물주가 되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첫째, 토지를 매입해 매입된 토지 위에 건축물을 직접 시공하여 완공 후 '보존등기'를 하여 건물주가 되는 법.
둘째, 이미 완공되어 보존등기를 마친 건물을 매매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건물주가 되는 법.
건축물 뼈대가 세워지고 있는 시점에 매매를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없는 일은 아님_ 건축주 명의변경
이 두 개의 방법 말고,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는데 바로 '건축주 명의변경'을 통해 건물주가 되는 방법이다. '건축주 명의변경'의 정식 명칭은 '건축주 관계자 변경'으로 시공 중인 건물의 건축주를 변경한다고 신고한 후 건축물이 완공되면 등기를 하는 것이다.이 역시 '보존등기'라는 방식으로 등기를 하는 것은 동일한데 보존등기가 이루어지기 전 즉, 건축물이 완성되기 전 건축주가 변경되는 것이 다른 점이다.
보통은 건축주와 건물주가 동일하여 건축주가 건물주가 된다. 건축주란 토지 위에 시공 중인 건축물의 소유와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건물주란 등기(보존 또는 소유권이전)를 통해 완공된 건축물이 내 소유라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받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하여 건축주가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건축주와 건물주 둘 다 건축물에 대한 소유권자라는 것은 맞지만 건물등기부등본에 소유자의 이름이 올려져 있느냐, 올려져 있지 못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이 차이를 구별 지을 수 있는 것이 건물의 완공 여부다.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만, 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서를 받을 수 있고, 사용승인서를 기반으로 건축물대장이 작성되며, 보존등기(=최초등기)도 할 수 있다. 이 말은 완공되지 않은 건물은 등기를 낼 수 없다는 말인데, 이렇게 완공되지 않은 건축물이 매매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아직 등기부등본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건축주는 건축물에 대한 소유권자이기 때문에 매매가 가능한 것이다.
건축물 시공 중인 상태에서 매매라는 방식으로 건축주가 변경되면 관계구청에 '건축주 관계자 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 관계구청에 신고한 후 건축관계자 변경신고필증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완공된 건물의 최종 사용승인서는 변경된 건축주 이름으로 기재되어 발급된다. 새로운 건축주는 허가완료된 사용승인서를 바탕으로 '보존등기=최초등기'를 하여 건물등기부등본 1번 소유권보존란에 이름을 올린다.
▶ A 건축주 >> 시공 >> 건축물 완공 >> 보존등기 = A 건물주
▶B 건축주 >> 시공 >> B 매도/ C 매수 >> 건축물 완공 >>
보존등기 = C 건물주
▶D 건물주 >> 매매 >> 소유권이전등기 = E 건물주
B 건축주처럼 건축물 시공 중 C에게 매도를 하면, 매수자 C는 '건축주 관계자 변경'을 통해 건축주 C로 이름을 올리고, 건축물이 완공되면 C 이름으로 보존등기를 하여 건물의 법적소유자가 된다.
따끈따끈한 관계자 변경 신고필증
건물매수의 가장 큰 목적은 '돈(머니_money)'임에는 틀림없다. 보존등기를 진행한 후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불안정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가 수익성이 날 시기에 매수를 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거나, 시세차익과 수익성 둘 다를 노리거나.
건축주 명의변경도 마찬가지로 목적은 돈인데, 입출금만 하는 경리의 눈으로 볼 때 시세차익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방법이 건축주 명의변경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주 명의변경으로 매매가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 이유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성'도 있지만 소유권이전등기를 진행하는 분들에 비해 '건축물 매입비용' 많이 들기 때문이다.
건축물의 매매가는 완공된 건물보다 시공 중에 거래되는 건축물의 매매가가 더 낮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물 매입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한 것은 '현금'과 관련이 있다.
건물매매 시 대출승계금(매도자가 받은 대출을 매수자가 떠안음), 임차인보증금 등을 상계하고(주고받을 금액이 있을 경우, 미리 계산하여 제하고 돌려줌) 나면 대략 4-5억 정도 현금이 든다.(청주지역 중 우리 회사소유로 한정됨을 알려드립니다. :) < 오마이 '갓물주' > 편에서 5억으로 나를 내리깠다며, 나 역시 브런치에서 까댄 건물주분은 임대보증금으로 4억 정도 상계했다.
'건축주 명의변경'시에는 임대보증금으로 상계할 금액이 없으니 임대보증금만큼 변경된 건축주가 온전히 지불해야 할 현금으로만 남는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떠안는다고 하더라도, 현금보유력이 높지 않은 사람들은 '건축주 명의변경'으로 건물소유주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4층 주인세대 도면_ 평면도만 보고, 철근으로 뼈대만 보이는 건축물을 매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도면과 3D로 출력된 외형만 보고 건축물을 매수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 상가주택건물이 비슷비슷하게 지어지긴 하지만, 완공된 건물을 직접 눈으로 볼 때와 도면으로 볼 때는 느낌이 달라도 엄청 다르다.
이러한 이유로 '건축주 명의변경'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가끔씩 이런 방식으로 매매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매매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매수자(신규 건축주)는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은데, 주인세대는 보통 4층이라서 건축물 시공의 제일 마지막에 올려진다.(회사소유의 상가주택건물은 전반적으로 1층 상가, 2, 3층 다세대, 4층 주인세대로 설계된다). 설계도면에 따라 뼈대가 완성되고, 내부외부 시공으로 건축물의 형상이 어느 정도 잡히면, 실내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는데 이즈음 매매가 이루어진다.
주인세대 인테리어 공사 시 이미 매매계약과 건축주 명의변경을 통해 실제 건축주로 등극한 건축주는 본인이 실제로 거주할 곳의 실내 공간을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낼 수 있다. 매매계약 체결 시 이러한 부분을 특약으로 기재해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그간 회사에서 지은 상가주택건물에 단 한 번을 가보지 않아서 내부 인테리어를 본 적이 없었는데, 건축주명의변경을 통해 회사 건물을 매수한 분께서 친히(손수) 실내 사진을 보내주셔서 내부를 본 적이 있는데 나도 살고(사고) 싶을 만큼 좋았다.
아파트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 느낌?! 층고가 높으면 다 펜트하우스처럼 보이는 키 작은 아리사의 주관적인 시선이지만, 층고도 높고 무엇보다 내부 색감이 좋았다. 파란 계열로 포인트 색상을 준 내부는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이었으며, 시원해 보였다. 한색(차가운 색) 계열을 사용하면 공간이 좁아 보이기도 하는데, 주인세대 자체가 공간이 넓고 포인트 색상으로만 사용하니 좁은 느낌보다는 세련된 느낌이 강했다. 매수자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겠지만 사장님의 안목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사장님은 '업자'이기 이전에 건축가였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사실 < 오마이 '갓물주' >와 < 딱 이만큼은 나도 법무사 >를 쓸 때도 '건축주 명의변경' 관련하여 쓸까 말까 고민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어서 쓰려다 만 '건축주 명의변경'. 아주 없는 일은 아니고, 얼마 전(2024년 01월 25일) 건축주 명의 변경으로 매도된 건축물이 있어서 써보게 되었다.
이렇게 시공 도중 매매되는 건축물은 회사 자금에 확실한 수혈을 할 수 있어 매우 좋은 일이지만, 나는 찌끔 많이 피곤하다. 내 업무가 배가 된다. 배가 되는 업무에 대해서도 알려드리려고 싶어, 부지런히 쓰고 수정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 결국 삭제했다. 업무처리는 빠른데, 정리해서 쓰는 건 여전히 어렵기도 하고, '건축주 명의변경' 관련 업무가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에 있어 머리가 복잡하여 과감히 생략하기로 했다.
_ 2024년 04월 09일 국회의원 선거 하루 전. 신분증 챙기자. 02월 쓰기를 마무리했지만 시기를 놓쳐 서랍 속에 놓여있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2024년 04월 04일 건축관계자 변경 업무건이 하나 더 생겨 이참에 발행해야지 싶어 발행합니다.
_ 2024년 04월 10일 수요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언제나 참여하고 있는 선거지만, 미국에 살고 계신 < 강경 > 작가님의 글을 보며 이번엔 더욱! 필히! 굳게! 마음을 다졌습니다. '재외동포'라는 단어도 떠올려 봅니다. 크고 넓음에 벅차오르고 웅장해지지만 잔가시가 돋은 나무줄기로 동여매진 듯 아프고 저립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접하며, 같은 역사를 겪고 있는 우리들 모두의 안녕과 건강을 바라봅니다.
+ < 강경 > 작가님의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매거진 글 연결합니다. 여지를 두는 것 참 좋아하는 저이지만, 투표에는 여지를 둘 수가 없습니다. 투표합시다!!!!
+ 소유권뿐 아니라 물권 등 '딱 이만큼의' 정보 말고 심도 있지만 이해하기 쉬운 글을 보시고 싶으시다면 < 조준현 > 작가님의 브런치 매거진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 민법은조변 >으로 얼마 전 필명을 바꾸셨을 만큼 법에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님의 매거진입니다 :) 공인중개사 1차 과목인 민법과 직접 연계되는 글이라서 공인중개사 편에도 연결하여 수정 발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