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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사 Dec 01. 2023

그래. 언니는 죽지 않았어

_ 최작가에게

작가님, 커피 한 잔에 글 쓰기 좋은 저녁이네요. 이렇게 글자를 입력하고 드...

중간에 멈췄나 보다. 벌써 몇 번째 고치고 있는데, 자꾸 저장을 잊는다.


>> 그래 언니는 죽지 않았어_ 최작가에게

>> 누나를 보며 힘을 내는 사람이 있잖아요_

>> 백세시대 백세까지 살까 봐_ 자격증

>> 벌어먹고 살아야지. 빌어먹지 않으려면 _ 관리부 김과장

>> 매 순간이 처음이다_


_ 저장과 발행사이_ 쓰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_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 머릿속에 카테고리가 자꾸 맴돈다.

_


최작가를 만나고 나면 언제나 글쓰기에 대한 다짐을 한다.

_


"야, 몰랐는데... 학교에서 작업복을 사 오라고 하더라고."


"응? 벌써? 작업복은 실습 같은 거 할 때 입는 거 아닌가? 아직 1학년인데 사 오래?"


언니의 하나뿐인 아들아이는 올해 고등학교 입학했다. '기계공고'에.


"그러게 말이야. 나도 몰랐잖아. 생각해 보니 내 주변에 인문계 아닌 학교에 진학한 애들이 없더라고. 나도 인문계를 당연하게 갔고, 내 친구들도 다. 우리 애가 고등학교에서 기술을 배울지 몰랐지. 근데 말이야. 왜 그렇게 짠하니. 덩치는 산만해도 내 눈엔 아직도 아기 같은데... 작업복을 입는다잖아."


"아이고 못 말려. 이 엄마 아들 콩깍지 아직도 그대로네... 근데 언니 기술 공부하는 애들만 짠한 건 아닌 것 같아. 인문계 다니는 애들도 엄마들이 보면 다 짠해. 그 나이 또래 애들이 다 짠해. 그러니 너무 안쓰러워하지 마."


“학교에서 애 작업복을 사 오래...짠해 죽겠어.”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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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화는 '글'이 되었다. 생각나는 대로 지껄인 말들도, 최작가의 귀로 들어가면 '글'이 되어 나왔다. 그냥 지껄인 말들이 글이 되어 나오니, 뭔가 근사해진다. 근사한 사람처럼 느끼게 하는 힘. 최작가의 글은 언제나 이러한 힘이 있다.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사 같은 최작가의 글.


최작가는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로, 오마이뉴스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며 타인의 글을 편집하고 자신의 글을 쓰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이라는 책을 냈다. '짬짬이 육아', '이런 질문해도 되나요?'라는 책도 발간했다.


최작가는 나의 후배이자 친구이자 어깨 뽕이다. 유명하다 싶은 사람과의 관계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며, 타인의 유명세로 본인을 돋보이게 하려는 수작으로만 여겼던 나였는데, 나를 수작 부리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이다. 나의 최작가, 나의 어깨 뽕. 최은경.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써."


나의 최작가는 열두 달 글쓰기를 제안했고, 나는 선뜻 답을 할 수 없었다. 잘 쓰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글쓰기가 싫지도 않지만, 약속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하니까. 최작가에게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다시 글쓰기를 하기 위해 나만 홀로 보고, 쓰는 블로그를 열었다. 그나마 2년 전까지는 일 년에 몇 편을 쓰긴 썼다. 와씨. 잘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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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 마음이 뜯어먹기 좋아하는 풀밭이 있어요. 건필하세요" _ 2023.11.26 배지영_ 날짜가 틀리네?! 작가님의 하루는 달력보다 빨랐나 보다. :)


2023년 11월 25일(토) 청주 흥덕도서관에서 배지영 작가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이라는 글쓰기 강연이 있었다. 뜯어먹기 좋아하는 풀밭은 내 마음에 있었고, 내 곁에 있었으며, 나는 잘 뜯어먹고 있었다. 2년 전까지는. 배지영작가님도 최작가처럼 어김없이 브런치스토리를 강조하셨다. 건필의 시작. 브런치스토리. 익숙한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나 홀로 블로그가 여전히 편하지만, 이 시기에, 이 상황에는 브런치스토리를 새로이 접하는 게 필요한 듯하여, 다시 해봤다.


여전히 브런치스토리는 낯설고, 어렵다. 이제는 보여지는 글쓰기 한번 해보겠다고, 작가신청을 하며 나 홀로 블로그를 전체 공개로 바꾸어놓았는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아이 사진이 들어 있는 글들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것 같은 내 마음들은 비공개로 묶어두었다. 아직은 공개로 열어둔 글들이 보여지는 것이 어색하고, 행여 개인정보가 노출될까 두렵기 때문에, 작가신청 결과가 나오는 날 나는 다시 비공개로 묶어둘 것이다. 틀림없지.


브런치스토리 작가신청이 반려되면 역시나 나의 작가서랍에 저장된 글들도 나를 위해서만 열릴 것이다. 괜찮다. 언젠가의 나는 또 나의 글들을 보며 위로받을 것이고, 스스로 너무 잘 쓴 글에 감탄할 것이며, 서랍에 차곡차곡 쌓인 글들이 뿌듯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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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뜯어먹어보자.


그래. 언니는 죽지 않았어.


그래. 저장과 발행사이_ 아주 좋아.


_ 2023.11.28_ 처음 글을 쓴 날짜와 시간 쓰는 습관 필요. _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잖니. 습관. 습관.

_ 2023.11.29 오후 6:57 수정 _ 오늘은 비가 내리는 수요일. 오늘은 수정한 시간으로 대체. 브런치스토리 왼쪽 상단, 맞춤법 검사를 돌려봤다. 띄어쓰기 오류가 참 많다. 오늘도 배움.


_ 2023.12.01 오후 7:22 수정 _ 오늘은 브런치 작가 된 날. 두번째 발행 중. 저장과 발행사이_ 발행 하면서 든 생각은 다음에 정리. 퇴근해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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