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보는 것 외에도 직접 체험하며 재미까지 잡은 프로그램 인기
호국보훈의 달 6월, 호국영령들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추모하는 달이다. 그 중 순국선열은 국권 침탈로부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 운동을 하다 순국하신 분들을, 호국영령은 전쟁 중 국가 수호를 위해 나서다 희생된 분을 뜻한다.
항일 항쟁에서 잊지말아야 할 전투인 봉오동 전투, 6.25 전쟁, 6월 민주항쟁 등이 일어난 달이기도 하기에 이런 숭고한 희생과 뜻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도 진행된다. 이를 이어 6월에 서울에 있는 각종 역사 명소들을 다녀와보는 것은 어떨까.
역사 명소 탐방을 결정했다면 가장 먼저 가볼 만한 곳은 강북구에서 11월까지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인 ‘근현대사 추리여행, 사라진 열쇠를 찾아라’이다.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여러 스토리 미션을 풀어가는 프로그램으로 단서들을 찾아 차례차례 임무를 수행하고 빙고판을 완성해나가는 방식이다.
시작점은 우이동 솔밭 근린공원으로 공원에 위치한 솔밭숲속문고에서 미션지인 QR코드를 찾으면 본격적인 미션 시작이다.
코스는 2가지로 조선독립숙의도의 비밀을 찾아나가는 A코스, 헤이그 밀서를 찾는 B코스가 있어 선택할 수 있으며 A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1구간이며 솔밭근린공원, 봉황각, 우이동 만남의 광장으로 이어진다.
B코스는 북한산둘레길 2구간이며 4.19전망대, 근현대사기념관, 이준 열사 묘역으로 이어진다. 두 코스 모두 스마트폰만 있다면 별도로 신청할 필요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각 코스마다 표시도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북한산 둘레길이다. 71.5km의 길이를 자랑하는 이 곳은 21개의 주제로 구분되어 있는데, 두 번째 구간이 순례길을 주제로 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묘역을 따라 조성된 순례길은 헤이그 밀사인 이준 열사,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 광복군 합동 묘소 등 총 12기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4.19 혁명 당시 희생한 선열들을 모신 4.19 민주 묘지도 있어 지정 장소를 애쓰며 찾기보다는 둘레길을 걸으며 근현대사 속 주요인물들과 사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길도 완만해 걷기 좋은데다 곳곳에 선열들에 대한 소개와 말을 담은 안내표지들이 있어 자연스레 그 시기를 알게되고 사색에 잠겨볼 수 있다.
마지막은 서대문 독립공원이다. 서울에는 서울현충원, 안중근의사 기념관, 매헌윤봉길의사 기념관, 이회영 기념관 등 다양한 장소들이 있지만 시간 관계 없이 언제든 방문해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곳에는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으며 1992년 8월 15일 독립공원으로 조성되었다. 1908년 경성감옥으로 시작해 서대문 감옥, 서대문 형무소, 서울 형무소, 서울 교도소, 서울 구치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면서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운동가 모두에게 고초를 안겼던 곳이다.
서울 구치소가 1987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1998년 11월부터 박물관으로 변경되었으며 현재는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
이곳에는 3.1독립선언기념탑도 자리하고 있다. 3.1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국민의 성금을 모아 세운 것으로 추상조각가인 김종영이 제작한 2점의 공공기념조형물 중 하나이다.
초기에는 독립만세운동의 현장이었던 탑골공원에 자리했었으나, 1979년 탑골공원을 정비하면서 철거되어 12년 간 방치되었다. 시간이 흘러 1992년 서대문독립공원으로 옮겨지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독립선언기념탑 좌측편에 자리하고 있는 독립관은 본래 중국 사신 영접을 위한 영빈관으로 시작해 모화루, 모화관, 독립관 순으로 개칭되었다. 독립협회의 독립운동 기지로 사용되던 중 항일운동 시기 철거되었으나 고증과 자문을 거쳐 1996년 12월 다시 완공되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상층은 한식 목조 건물로 복원해 순국선열들의 위패 봉안 및 전시실로 사용되고 있고 지하층은 행사, 유물보관, 사무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순국선열들 대부분이 시신이 없거나 후손이 없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채 순국한 분들이 많아 2,835위의 위패를 모시며 사당과 추모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97년부터 ‘순국선열의 날’이 지정되어 현재는 매해 11월 17일 정부 주관으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독립관의 뒤편으로는 순국선열추모탑이 자리하고 있다. 1992년 8월 15일 건립되었고 탑에 중앙부에는 전국 14개도의 독립의지, 기상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조각 되어 있다.
좌우로는 3.1 독립만세운동, 안중근 의사의 저격, 청산리 전투,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 등 독립 투쟁의 역사적 장면들이 새겨져 있다.
역사적 장면들과 함께 적혀있는 항일투쟁사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당시의 험난한 상황과 숭고한 선열들의 희생을 마음속 깊이 새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