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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테시아 Sep 27. 2022

낭만이 허락한 최소한의 배려

필링 인 터키

여행과 카페.

길을 떠난 자에게 쉴 수 있다는 것은 특권이다.

걸음을 멈추고 한 잔의 커피와 한 개비의 담배를 필 수 있다는 것은

낭만이 허락한 최소한의 배려다.

  

누구들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떠났을 그 자리에,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숨을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여행은 더없이 풍요롭다.     

카페에 앉는 순간부터 난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누가 보든 보지 않던 이미 막은 오르고, 

조명은 나만을 비춘다.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애절한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배낭 깊은 곳에서 읽다만 책을 꺼내 읽기라도 하면 

영혼은 더없이 자유로워지고,

누군가를 떠올리면 엽서를 써내려 간다면

시간은 더없이 애잔하다.  

   

문득 고개를 드는 순간 마주친 낯선 눈빛도 그 순간만은 친근하다.

어디서 왔냐는 형식적인 질문도 반갑다.

혼자라는 시간이 온 우주 안에서 평화롭게 수영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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