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테시아 Oct 04. 2022

자미 - 신의 품에 잠들다

필링 인 터키

종교는 민중과 함께 할 때 살아있다.


터키 여행 도중 수많은 자미와 마주치게 된다.

몇 채도 남지 않은 허름한 마을에도, 

스타벅스가 있는 대로변에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 시장의 뒷골목에도,

심지어 오토갈(터미널) 안에도 자미가 있다.

     

터키인에게 있어 종교는 생활이다.

자미는 그 생활 속의 민중과 호흡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호흡 속에 성스러움이 묻어 있다.


사진 속의 저 어른이 기대고 있는 타일 한쪽만 해도

몇 천 만원은 훌쩍 넘는다.

지금은 저 타일을 만드는 기술(이즈닉)조차 사라졌다.

문화적 가치를 설명할 수 없는데도,

신의 품에서 달콤한 오후를 건너는 할아버지.


오후의 시간이지만 메카를 향해

몇 명이 절을 하고,

 구석진 공간에서 한 여성이 코란을 읽고 있다.

어른의 지저분한 옷에 뭐라고 하는 이 하나 없고

각자 메카를 향해 절을 할 뿐.

잠에 취해 있는 이 어른이 성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기도를 드렸다.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남의 성전에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지 않은가.

문안 인사라도 해야지.


그랬더니 마호메트가 잘 왔다고

평안을 선물로 주었다.

작가의 이전글 몽환의 도시에 안기다-이스탄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