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테시아 Oct 11. 2022

사랑은 늘 목마르다

필링 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애절한 로맨스가 묻어 있는 곳을 꼽으라면 

애윱 지역의 피에르 로티와 크즈 쿨레시다.

피에르 로티 언덕이 사실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면,

크즈 쿨레스는 신화적이고 지리적인 배경 때문에 더 애틋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크즈란 단어는 터키인들이 사랑하는 단어다. 

어리거나 젊은 여성을 자기 딸같이 정겹게 부르는 말이다. 

쿨레는 탑이란 말로 여인의 탑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신화의 이야기 때문에 이곳은 공주의 탑으로 불린다. 

아시아사이트에서 본 크즈 쿨레시. 저멀리 유럽사이트의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가 보인다.

신화는 비잔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제에게는 예쁜 딸이 있었는데 

점술가가 공주는 뱀에 물려 곧 죽을 운명이란 말을 한다. 

그래서 황제는 해협에 있는 탑에 

공주의 거처를 마련하고 음식을 매일 날라다 준다. 

하지만 어느 날, 공주는 과일 바구니에 든 뱀에 물려 죽게 된다.     


린도로스의 탑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있다. 

린도로스는 연인인 헤라를 만나기 위해 매일 밤 수영을 해서 해협을 건넌다. 

폭풍우가 치는 날 헤라는 린도로스는 위해 등대를 켜놓는데, 

등대를 향해 헤엄쳐 오는 린도로스는 거친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익사하게 된다.

그 후 헤라 역시 슬픔을 못 이겨 자살을 했다는 신화가 전해진다.     

세계 어느 곳이든 슬픈 이야기가 있으면 그곳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변한다.

크즈 쿨레시 역시 터키 젊은 연인들로 낭만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무슬림 국가이지만 여기저기서 젊음의 열정을 뿜어내는 연인들을 찾아보기 쉽다.


그 사이사이 꽃을 파는 소녀들이며, 노년의 시간을 보내며 낚시를 즐기는 할아버지까지.     

보스포러스 해협에 유일하게 떠 있는 섬.

일렁이는 파도 때문인지 둥둥 떠 있는 느낌까지 들게 만드는 크즈 쿨레시.     


비를 가득 머금고 있던 회색의 그 날도 사랑의 이야기는 계속 되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모든 문은 메소포타미아를 향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