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인 터키
불면의 밤.
감기로 일주일이란 시간을 훌쩍 보내버렸다.
그리고 찾아온 작은 평온함.
그리고 다시 찾아온 불면.
흔적.
누군가의 흔적을 찾는 마음.
이토록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할 수 있다는 것.
나이 마흔을 넘기고서야 알게 되었다.
스쳐감.
헤아릴 수 없는 시간에 상상할 수 없는 공간에
존재하는, 틀림없이 존재하는.
침묵에 고개를 떨어뜨린다.
감금.
찬란한 햇빛 아래 쇠창살로 갇힌 영혼
깨진 유리창으로나마 숨을 쉴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불면의 밤.
여행이 때론 불면의 밤을 선물한다.
낯선 곳에서의 처절한 불면은 여행을 더 잔인하게 만들어서
1% 힘만 남겨두고 새벽을 맞게 한다.
그리고 어제보다 찬란한 아침을 선물한다.
그리고 다시 떠나라고 밖으로 내몬다.
지금도 여행 중이다.